"소리 키워달라" 요청 안 따랐다고 폭행
"너희 나라로 돌아가" 인종차별적 발언도
피해자는 치아 부러지고 전치 3주 부상
음식점에서 일하던 외국인 유학생이 한국인 손님으로부터 인종차별 발언을 듣고 무차별 폭행까지 당해 경찰이 조사 중이다.
23일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폭행 및 상해 혐의로 20대 남성 A씨와 A씨의 일행 1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5일 오후 8시 50분쯤 해운대구 중동의 한 식당에서 방글라데시인 종업원을 여러 차례 때리고 이를 말리던 다른 외국인 종업원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에서 2년 전 유학을 온 B씨는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지난 5일, B씨는 일을 하다 A씨 일행으로부터 식당 내에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를 높여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요구대로 음량을 높이자 다른 손님이 "줄여 달라"고 해 다시 소리를 줄였다. 그러자 A씨 일행은 B씨에게 "왜 소리를 줄이냐"고 항의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다른 외국인 종업원들이 이유를 설명하려 했지만 A씨 일행은 오히려 "왜 한국에 왔냐,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인종차별 발언을 하며 시비를 걸었다. A씨는 "난 이 동네 깡패"라며 이들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들을 말릴 수 없었던 B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이를 본 A씨가 B씨에게 주먹을 휘둘러 B씨는 치아가 부러지고 팔다리에 타박상을 입는 등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A씨 일행은 옆에 있던 다른 외국인 종업원들도 밀치는 등 폭행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폭행을 제지하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당시 자신이 "깡패"라고 주장했던 A씨는 대학생으로 밝혀졌다.
B씨는 JTBC '사건반장'과의 인터뷰에서 "폭행 후유증으로 일을 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안전한 나라라고 생각해 유학하러 왔다가 이런 일을 당해 지쳤다. 가해 손님이 언제라도 나를 찾아와 해코지할까 봐 겁이 난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