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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는 애도, 북부는 자축… 씁쓸한 키프로스 분단 5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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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는 애도, 북부는 자축… 씁쓸한 키프로스 분단 50주년

입력
2024.07.21 15:22
수정
2024.07.2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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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장악 북부에서 '군 퍼레이드'
남부에서는 사망자 추모... "통일 염원"

니코스 크리스토두리데스(오른쪽) 키프로스공화국 대통령이 수도 니코시아에서 1974년 튀르키예의 키프로스 침공 당시 목숨을 잃은 군인들을 본떠 만든 흉상 앞에서 추모를 하고 있다. 니코시아=EPA 연합뉴스

니코스 크리스토두리데스(오른쪽) 키프로스공화국 대통령이 수도 니코시아에서 1974년 튀르키예의 키프로스 침공 당시 목숨을 잃은 군인들을 본떠 만든 흉상 앞에서 추모를 하고 있다. 니코시아=EPA 연합뉴스

지중해 분단국가 키프로스가 20일(현지시간) 서로 다른 표정으로 분단 50주년을 맞았다. 키프로스 남부 지역은 분단을 초래한 50년 전 튀르키예 침략을 규탄하고 통일을 염원했지만, 튀르키예 영향권에 있는 북부 지역은 화려한 군사 퍼레이드로 당시 군사 작전을 축하했다.

남부, '튀르키예 침략' 규탄 "통일하자"

키프로스가 남북으로 쪼개진 건 1974년이다. 영국으로부터 독립(1960년)한 뒤 그리스계와 튀르키예계 간 갈등이 거듭되던 중 친(親)그리스계 장교들이 군사 쿠데타를 일으키자 튀르키예군이 북부를 침공하며 분단은 시작됐다. 영토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 튀르키예는 이 지역을 '북키프로스 튀르키예 공화국'으로 칭하고 있지만, 국제법상 남부의 키프로스공화국만 정식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침략의 역사'를 가진 남부 지역에는 침략 당시 사망자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가득했다고 독일 도이체벨레 등은 전했다. 이날 수도 니코시아에서는 3,000명 이상의 희생자를 기리는 예식과 함께 전투 사망 장교들을 본뜬 흉상 제막식이 열렸다.

니코스 크리스토두리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은 "튀르키예는 키프로스 국민의 인권 침해 및 국제법 위반 책임을 지고 있다"고 규탄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에 키프로스 북부 지역이 피를 흘리고 있는 지도를 게시했다. 통일 열망도 재확인했다. 크리스토두리데스 대통령은 "우리의 목표는 하나뿐"이라며 "단일한 주권·국적·국제적 성격을 가진 키프로스 공화국”이라고 강조했다.

20일 튀르키예 영향권에 있는 키프로스 니코시아 북부 지역에서 1974년 튀르키예 침공을 기념하는 곡예 비행이 펼쳐지고 있다. 니코시아=로이터 연합뉴스

20일 튀르키예 영향권에 있는 키프로스 니코시아 북부 지역에서 1974년 튀르키예 침공을 기념하는 곡예 비행이 펼쳐지고 있다. 니코시아=로이터 연합뉴스


북부, 튀르키예 국기 걸고 '평화 작전' 자축

북부 지역에서는 50년 전 키프로스 침공을 '평화 작전'으로 부르는 튀르키예가 진행한 군사 퍼레이드가 열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니코시아 북쪽 지역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연단에 올라 "키프로스 평화 작전은 튀르키예계 키프로스인을 잔혹한 상황에서 구해내고 자유를 선사했다"고 말했다. 그의 뒤로는 튀르키예 국기가 펄럭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키프로스에서 연방적 해결책은 불가능하다고 믿는다"며 키프로스가 바라는 통일에 대한 가능성도 일축했다. 다만 "장기적인 평화를 위한 해결책을 모색할 준비가 돼있다"고 대화 가능성은 열어뒀다. 유엔 주도로 열린 통일 및 평화 협상은 2017년 스위스에서 결렬된 바 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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