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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원에 행복감 느끼며 세상 떠"... '안락사 캡슐' 쓰려 줄 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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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원에 행복감 느끼며 세상 떠"... '안락사 캡슐' 쓰려 줄 선 사람들

입력
2024.07.19 12:00
수정
2024.07.1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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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단체 "안락사 캡슐 첫 사용 예정"
이용자가 버튼 누르면 저산소증 유도
50세 이상 20달러면 캡슐 사용 가능
"의식 잃기 전 행복감 느낄 수 있어"

스위스의 안락사 관련 비영리단체인 '더 라스트 리조트'의 자문위원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피오나 스튜어트가 17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안락사 캡슐 '사르코'를 선보이고 있다. 취리히=AFP 연합뉴스

스위스의 안락사 관련 비영리단체인 '더 라스트 리조트'의 자문위원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피오나 스튜어트가 17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안락사 캡슐 '사르코'를 선보이고 있다. 취리히=AFP 연합뉴스


"안락사 캡슐을 사용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선 상태라, 곧 사용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스위스 안락사 비영리단체 '더 라스트 리조트'의 플로리안 윌렛 대표

스위스에서 저산소증을 유도해 수 분 만에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안락사 캡슐이 곧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안락사 비용이 크게 낮아짐에 따라 말기 환자가 빠르고 편하게 죽음에 이를 수 있는 방법으로 안락사가 더 확산할지 관심이 모인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위스의 안락사 관련 비영리단체 '더 라스트 리조트'(The Last Resort)는 곧 스위스에서 안락사 캡슐인 '사르코'(Sarco)가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르코는 호주 출신 의사 필립 니슈케 박사가 '합법적으로 죽음을 도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달라'는 한 영국 남성의 부탁을 받고 2017년 발명했으며, 이후 세 단계를 거쳐 진화해 왔다.

안락사 캡슐 '사르코' 안에 설치된 산소 측정기 모습. 취리히=AFP 연합뉴스

안락사 캡슐 '사르코' 안에 설치된 산소 측정기 모습. 취리히=AFP 연합뉴스


"사망 전 약간의 행복감 느껴"

사르코는 캡슐 내부의 산소를 질소로 바꿔 캡슐 안 사람을 산소 부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다. 이용자가 직접 기계 안에 들어가면 절차가 진행된다. 캡슐 뚜껑을 닫은 다음에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알고 있는지 등의 질문이 이어진다. 이후 '죽고 싶으면 버튼을 누르세요'라는 음성이 흘러나온다. 니슈케 박사는 "일단 버튼을 누르면 30초 이내에 공기 중 산소량이 21%에서 0.05%로 급감한다"며 "그 후 사망 전 약 5분 동안 무의식 상태에 머물게 된다"고 말했다. 의식을 잃는 과정에서 "약간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니슈케 박사의 설명이다. 니슈케 박사는 또 "버튼을 한번 누르면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르코를 이용하는 비용은 20달러(약 2만8,000원)에 불과하다. 기존의 안락사에 1,000만 원 이상 비용이 소요됐던 것에 비하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캡슐을 재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르코를 이용해 안락사를 원하는 사람은 먼저 정신 의학적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더 라스트 리조트 측은 사르코를 이용할 수 있는 나이를 50세 이상으로 설정했지만, 18세 이상 중환자라면 캡슐 사용을 허가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첫 사용자 이미 스위스로 여행 중"

아직까지 사르코의 첫 번째 사용자가 누구인지, 언제, 어떻게 안락사가 이뤄질지는 베일에 싸여 있다. 더 라스트 리조트는 사르코를 이용한 첫 안락사가 종료되기 전까지 구체적인 사항을 밝히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수 주 내로 사용될 전망이다. 앞서 5일 스위스 현지 매체는 이달 내 사르코가 사용될 예정이며, 첫 번째 사용자는 이미 스위스로 여행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더 라스트 리조트는 스위스에서 사르코를 사용하는 데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스위스는 형법 제115조에 따라 '이기적인 동기'로 다른 사람의 자살을 돕거나 유도한 경우에만 처벌하고 있다. 스위스는 외국인에게도 조력자살을 허용하는 유일한 국가다. 다만 어떠한 의학적 방법으로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말기 환자라야 하며 환자의 자발적 동의가 필요하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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