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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온 장병에 재료비만 받은 음식점... 3시간 뒤 점장 울컥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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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온 장병에 재료비만 받은 음식점... 3시간 뒤 점장 울컥한 사연

입력
2024.07.19 13:00
수정
2024.07.19 13:44
0 0

장병 5명, 휴가 중 제주 음식점 방문
점장, 장병들에 호의 "편지 전달"
되돌아온 장병들, 커피 8잔 선물

제주도의 한 음식점에 독도함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진 해군 장병 5명이 방문했다. 육대전 페이스북 캡처

제주도의 한 음식점에 독도함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진 해군 장병 5명이 방문했다. 육대전 페이스북 캡처

제주도 한 식당에서 휴가를 나온 군인들에게 음식의 재룟값만 받는 호의를 베풀자, 몇 시간 뒤 장병들이 다시 찾아와 고마운 마음을 표한 사연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이 일고 있다.

18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제주도의 한 식당에서 점장으로 일하고 있다는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식당 점장, 재룟값 계산 후 주스·편지 전달

A씨가 일하고 있는 식당엔 이달 초 군복을 입은 5명의 장병이 방문했다. 해군에서 운용하는 강습상륙함인 독도함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이었다. 이들은 휴가를 맞아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왔다고 한다.

A씨는 "평소 제주도 식당은 관광 식당 이미지가 강해 군인들이 휴가를 나와도 막상 접근하기 어려워하는데, 정말 몇 년 만에 장병들끼리 제주도로 휴가 와서 저희 식당에 방문했다"며 "(군인 방문이) 오랜만이기도 하고, 군대에 있었던 옛 생각도 나고, 군대에 가 있는 사촌동생 생각도 났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장병분들이 (이날이) 마지막 휴가일이어서 아쉬운 마음이라 그런지 저희 메뉴 중에 가장 비싼 메뉴를 주문하기에 정성을 다해 음식을 제공했다"며 "제가 표현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나갈 때) 재룟값만 계산을 하고 주스와 함께 힘내라는 편지를 넣은 봉투를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막상 드리려 하니 쑥스럽기도 하고, 나라를 지켜줘서 감사하단 말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빠르게 봉투만 전달하면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냥 조그만 마음이니 받아주세요'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다섯 장병은 '너무 감사하다'며 인사하고 갔다고 한다.

"그냥 갈 수 없었다" 되돌아온 장병들

제주도 한 음식점에서 호의를 받은 장병 5명이 감사한 마음을 표하기 위해 선물한 커피 8잔. 육대전 페이스북 캡처

제주도 한 음식점에서 호의를 받은 장병 5명이 감사한 마음을 표하기 위해 선물한 커피 8잔. 육대전 페이스북 캡처

그로부터 3시간쯤 지나 A씨가 음식점 영업을 마무리하려던 찰나, 5명의 장병이 다시 매장을 방문했다. 장병들 손엔 커피 8잔이 들려있었다. 이들은 이 음식점에서 베푼 호의에 감사한 마음을 표하고자 먼 곳까지 가서 커피를 일부러 사 왔다고 한다.

A씨는 "이 근처에 카페도 없는데 커피 8잔이나 포장해왔다"며 "'저희도 너무 감사해서 그냥 갈 수 없어 사 왔습니다'라는 한마디에 너무 울컥해서 그 자리에서 눈물이 날 뻔했지만 '너무 감사하다. 우리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드리고 건강하게 전역하시길 바란다'고 1분 정도 담소를 나누고 배웅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정말 예쁜 마음을 가진 다섯 장병을 칭찬해 주고 싶다"며 "성함을 물어보진 못했지만, (육대전) 제보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고 글을 맺었다.

이 글엔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게 빛난다", "같은 해군 전우로서 (점장님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린다. 장병들께도 해군의 일원으로서 영해 수호에 발 뻗어 주심에 감사드린다", "큰 애가 제주도에서 해군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글을 보며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렇게 가슴 따뜻한 분들이 있어서 대한민국엔 희망이 있다" 등 감동받은 누리꾼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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