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않고 기증" 생전 뜻대로… 60대 남성 3명에 새 삶 주고 하늘로

지난 8일 뇌출혈 진단 후 뇌사
3명에게 간, 좌·우 신장 이식

울산대학교병원 전경. 울산대병원 제공

뇌사상태에 빠진 60대 남성이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17일 울산대병원에 따르면 62세 남성 A씨는 지난 8일 두통으로 2차 병원을 찾았다가 뇌출혈 진단받고 울산대병원으로 전원 됐다. 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생전 생명 나눔에 동참하고 싶어 했던 A씨의 뜻에 따라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 A씨는 기증 관련 뉴스를 접할 때마다 ‘혹시 내가 저런 일이 생기면 고민하지 말고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종종 밝혔다고 한다. 실제 A씨는 2003년에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신청 했다.

이에 지난 15일 오후 간과 좌‧우신장 수술이 진행됐고, 울산과 서울, 부산에 있는 이식대기자 3명이 새 생명을 선물 받았다. 유족은 “사랑하는 가족이 한 줌의 재로 사라지는 것보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고 어딘가에서 살아 숨 쉬는 게 A씨가 바라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A씨의 생전 직업과 얼굴 등 인적사항은 유족 측 요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울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