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보지 못할 때 체액 집어넣어
언론 보도 이뤄지자 경찰에 자수
카페의 여직원이 마시던 음료에 몰래 체액을 넣은 20대 남성이 경찰에 자수했다.
17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일 서울의 한 대학교 앞 카페에서 여직원이 마시던 음료에 자신의 체액을 넣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카페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씨는 정체불명의 물건을 가방에서 꺼내 바지 주머니에 넣은 다음 직원 B씨를 주시했다. 계산대로 가 주문을 마친 A씨는 B씨가 돌아선 틈을 타 그가 마시던 커피에 이물질을 넣었다. A씨는 B씨가 음료를 마시는 모습까지 확인하고 카페를 나왔다.
A씨는 추적을 피하려는 듯 모바일 쿠폰으로 결제해 개인정보가 남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은 CCTV를 추적한 끝에 카페 인근에서 그의 카드 사용 명세를 확보했다.
A씨는 경찰이 카드사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 직전인 지난 12일 자수했다. 피해자 제보로 언론 보도가 이뤄지자 불안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한다. A씨는 본인의 성적 만족을 위해 음료에 체액을 넣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물질 감정을 의뢰했다.
성적 불쾌감을 주는 체액 테러는 성범죄의 성격을 갖지만, 가해자 대부분 재물손괴죄로만 처벌받는 실정이다. 현행 성폭력처벌법에는 디지털 성폭력 관련 조항을 제외하고 비접촉 성범죄를 처벌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2021년 여성 후배의 텀블러에 6차례 자신의 체액을 넣은 40대 공무원은 재물손괴 혐의로 벌금 300만 원만을 선고받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등은 지난달 체액 테러를 비롯한 비접촉 성범죄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성폭력처벌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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