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무적함대'의 귀환을 알렸고,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는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추며 한여름 밤의 축구 축제 막을 내렸다.
스페인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결승에서 잉글랜드를 2-1로 꺾고 통산 4번째 유로 정상에 올랐다.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떡잎부터 달랐던 스페인 '무적함대'
스페인은 라민 야말(FC바르셀로나), 로드리고 에르난데스(맨체스터 시티), 파비안 루이스(파리 생제르맹), 다니 올모(라이프치히) 등의 고른 활약으로 대회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이며 강력 우승 후보로 꼽혔다. '죽음의 조'로 꼽힌 B조 조별리그 때부터 한 번도 지지 않아 결승까지 7연승을 거둔 것은 물론이고, 참가 팀 중 가장 많은 15골을 뽑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뛰어난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조직력이 스페인 우승을 견인한 가장 강력한 요소로 꼽히지만, 선수 개개인으로 보면 야말의 활약이 가장 빛났다. 2007년생인 야말은 대회 최연소로 출전한 자신의 첫 유로에서 대회 최연소 득점(16세362일)에 이어 최연소 유로 토너먼트 데뷔 기록까지 세웠다. 준결승까지 6경기에 출전해 1골 3도움을 기록했던 야말은 이날 1도움을 추가하며 대회 도움왕과 베스트 영플레이어상까지 거머쥐었다.
반면 스페인에 가로막혀 준우승에 그친 잉글랜드는 '무관의 제왕'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의 저주를 탓하며 챔피언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삼켰다.
부상 교체 후 눈물 보인 메시, 마지막에 활짝 웃어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의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아메리카) 결승전에선 메시의 아르헨티나가 콜롬비아에 1-0 승리를 거두며 대회 2연패를 차지했다. 이로써 16번째 코파 우승컵을 들어 올린 아르헨티나는 우루과이를 누르고 대회 최다 우승팀이 됐다.
아르헨티나의 이번 우승은 메시의 '라스트 댄스'를 성공적으로 장식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7년생인 메시는 최근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털어놓으며 은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실상 이번이 메시의 마지막 코파인 셈이다. 하지만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부상 여파로 결승전까지 4경기에 출전해 1골 1도움에 그치는가 하면 8강전에서 승부차기를 실축하는 등 고전했다. 급기야 결승 경기에서는 후반 21분에 급격한 고통을 호소하다 교체됐는데, 이후 벤치에서 오열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며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펑펑 울던 메시를 웃게 한 건 연장전 후반에 터진 마르티네스(인터밀란)의 결승골이다. 한동안 어두운 표정으로 벤치에 앉아있던 메시는 골이 터지자마자 활짝 웃었고, 이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메시는 이날 코파 우승으로 2021 코파 우승,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3연속 메이저 대회 우승의 대업을 달성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