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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연구원(KERI), 고효율 전동기 개발로 산업 현장 혁신

입력
2024.07.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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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프리미엄급 전동기 개발로
에너지 절감·온실가스 감축 효과
전자빔 용접기 핵심기술 자립 성공
수입에 의존한 '전자총' 국산화

KERI가 개발한 '슈퍼 브리미엄급 산업용 전동기'(왼쪽)와 전자빔 용접기의 '전자총' 모습. KERI 제공

KERI가 개발한 '슈퍼 브리미엄급 산업용 전동기'(왼쪽)와 전자빔 용접기의 '전자총' 모습. KERI 제공


경남 창원에 본원을 둔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연구원은 1976년 설립 이래 반세기 가까운 기간 동안 국가산업 발전과 국민 행복 실현에 기여하는 많은 성과들을 개발해 왔다. 최근 일상 대부분이 전기화 시대를 맞아 KERI는 첨단 전기산업 응용 기술 개발을 통해 지역 기업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성과는 국내 최초로 산업용 전동기(삼상유도전동기) 효율을 '슈퍼 프리미엄급(IE4)'으로 개발한 것이다. 산업용 전동기는 전 세계에서 전력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기이며, 우리나라도 전체 전력 소비량 중 전동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50% 이상에 달한다. 따라서 전동기 효율 향상은 에너지 절감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KERI는 국내 산업용 전동기의 80%를 차지하는 15㎾ 이하 용량의 전동기를 슈퍼 프리미엄급으로 높일 수 있는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수년간 연구개발을 거쳐 기존 '프리미엄급(IE3)' 대비 효율이 1~2% 포인트(p) 이상 높고, 에너지 손실도 20%나 줄일 수 있는 전동기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이같은 전동기는 기업에 부담 없는 저렴한 재료비로 만들 수 있도록 고안해 의미를 더했다. 이에 더해 개발한 전동기를 산업 현장에 확산·적용하기 위한 '웹 기반 오픈 플랫폼(URL: iexdesign.com)'도 구축했다. 기업이 고효율 전동기를 제대로 사용하기까지는 많은 연구개발 투자, 숙련된 전문가의 설계 능력, 고가의 외국산 해석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엄두를 내기 힘든 상황이었으나 플랫폼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KERI는 고효율 전동기를 통해 기업 산업 현장에서의 에너지 비용 절감은 물론, 국가적 탄소중립 실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성과는 전자빔 용접기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전자총 핵심 기술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다. 전자빔 용접기는 전자의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소재를 서로 붙이는 장비로, 기존 용접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두꺼운 소재의 무결함 접합을 가능하게 한다.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다양한 분야에서 첨단기기 제작이 필요해지고, 특히 우주항공이나 방산, 원자력 등 특수 목적으로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전자빔 용접기가 요구되고 있다. 2021년 발사된 누리호 발사체의 연소기에도 특수강 소재와 부품을 흠결 없이 붙이기 위해 전자빔 용접기가 활용됐다. 하지만 전자빔 용접은 아주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그동안 독일과 일본 등으로부터 관련 장비의 99%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수입한 용접기를 유지·보수하는 과정에서 국내 첨단기술이 유출될 위험도 있었다.

이에 KERI는 20년 이상 축적해 온 고전압 기술을 토대로 전자빔 용접기의 핵심인 전자총과 구동전원 시스템 국산화에 성공했다. 전자빔 용접기는 전자총의 가속 에너지가 높을수록 소재 내부로 열원을 침투시킬 수 있는 정도가 크다. KERI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버금가는 높은 출력(60kW)과 가속전압(120kV)을 자랑한다. 웬만한 두꺼운 대형 소재·부품 가공에 거의 다 활용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번 성과를 통해 우리나라도 해외 의존 없이 전자빔 용접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래를 선도할 12대 국가전략기술의 대부분이 전자빔 용접을 필요로 하는 만큼, 관련 산업 발전과 장비 수입대체 효과, 기술유출 방지 등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ERI는 첨단 전기산업 응용 기술 개발을 통해 지역 기업의 성장,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는 목표다.

이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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