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셔클' 정규사업 전환 운행 시작
최민호 시장 "대중교통 혁신 첫발 계기"
서비스 지역 넓어졌지만 차량 수 그대로
운수사 "기사 두 배 채용으로 증차효과"
세종시 대중교통 사각을 채워주던 도심형 수요응답형(DRT) 커뮤니티 미니버스, ‘셔클’이 ‘이응버스’로 이름과 얼굴을 바꾸고 1일 첫선을 보였다. 일반 시내버스, 간선급행버스(BRT)와 함께 세종 대중교통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이응버스 시승행사가 세종시청 앞 한누리대로변에서 열렸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휴대폰 앱 ‘이응’으로 차를 호출하자 1분도 채 안돼 기존 셔클과 같은 종류의 미니버스 두 대가 정거장 앞으로 와서 섰다. 평소 불러놓고 15분가량 기다려야 했지만, 이날은 행사를 위해 근처서 대기하던 차량이 있어 바로 배차된 터다.
버스는 기존 현대차 솔라티와 같은 차량. 파란색에서 보라색으로 옷을 갈아입었고, 보닛엔 ‘이응버스’가 큼지막하게 프린트됐다. 시 관계자는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한 현대차, 버스 운행을 맡은 운수사와 고민해 만든 디자인”이라고 했다. 버스 기사는 “졸린 시늉만 해도 계기판에서 경고가 팍팍 뜨는 최신형 버스, 안전한 버스”라고 소개했다.
호출은 기존의 셔클 앱에서도 여전히 가능했으나, 이날 세종시가 선보인 세종시 통합교통 앱 ‘이응’도 이용이 깔끔했다. 이응버스에 이어 읍면지역 DRT인 ‘두루타’, 공용자전거 ‘어울링’까지 이응앱에 탑재되면 셔클 앱은 삭제해도 무방할 것 같았다. 가장 많은 택시 기사들이 이용하는 ‘세종통합콜’ 앱으로 바로 연결되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탑승문이 열리면서 자동으로 밀려 나온 발판을 딛고 안으로 들어서자 새 차 냄새와 함께 12개의 좌석이 한눈에 들어왔다. 모두 4열로, 출입문이 있는 1열은 2개의 좌석이 놓였고, 2ㆍ3열엔 3개, 맨 뒤 4열엔 4개의 좌석이 놓였다. 기존 셔클보다 3개 더 많다. 앞 좌석과 무릎 사이에 여유가 있었지만, 이전에 타던 것과 비교해선 좁아진 탓에 쾌적함은 줄었다.
최 시장은 “효율적인 지·간선 체계를 구축하는 등 대중교통 혁신에 첫발을 내딛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응버스를 시작으로 ‘이응패스’가 안착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응패스는 최 시장이 공약한 ‘국내 최초 대중교통 전면 무료화’ 정책을 수정해 오는 9월 시행하는 세종시의 대중교통 플랫폼이다. 월 2만 원을 내면 5만 원이 충전되고, 이를 통해 어울링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고, 이응버스와 일반 시내버스, BRT를 5만 원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응버스 이용요금은 어른 1,800원, 청소년 1,400원, 초등학생 800원이다.
이날 시범운행을 시작으로 운행구역을 크게 확대해 오는 8일 정식운행에 들어가는 이응버스가 안착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운행권역이 기존 1ㆍ2생활권에 더해 3ㆍ4ㆍ6생활권이 추가됐지만, 운행 버스 대수는 기존과 같은 30대로 확정된 탓이다.
이두희 세종시 건설교통국장은 “택시 업계 반대로 당초 계획이던 40대까지는 늘릴 수 없었다”며 “대신 승무사원을 기존의 두 배인 60명을 채용, 2교대 근무를 통해 각 버스의 실질적인 운행시간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존 셔클 체계에서는 버스와 기사와 1대 1로 매칭돼 기사 휴무 시간이 곧 버스 운행 중지 시간이라 주차장에서 쉬는 차량이 많았지만, 2교대 시스템을 통해 기사는 쉬어도 버스는 계속 운행한다는 것이다. 세종시는 이를 통해 40대 이상으로의 증차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운행 지역은 확대됐지만, 권역별로 운행되는 사실도 이날 공개됐다. 정부세종청사가 있는 금강 이북(1ㆍ2생활권)에서 세종시청이 있는 강남(3ㆍ4생활권)으로의 이동도 기대를 모았지만, 이응버스는 금강을 건너지는 않는다. 이 국장은 “각 권역 연결은 BRT와 일반 시내버스가 하는 만큼 이응버스는 각 생활권 내에서만 운행한다”며 “운행을 통해 개선점을 찾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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