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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중독'에 빠진 예능가 [HI★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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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중독'에 빠진 예능가 [HI★초점]

입력
2024.06.2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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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중독' 외치는 시청자들
자극적인 예능의 존재감

'리얼 연애실험실 독사과'는 '실험 카메라' 아이템을 요즘 세대에 맞게 변형시킨 리얼 실험 카메라 예능이다. 공식 홈페이지 캡처

'리얼 연애실험실 독사과'는 '실험 카메라' 아이템을 요즘 세대에 맞게 변형시킨 리얼 실험 카메라 예능이다. 공식 홈페이지 캡처

'도파민 중독'이라는 말이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도파민은 중추 신경계에서 쾌락, 재미 등을 느낄 때 분비된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통해 단기간에 큰 쾌락을 얻는 네티즌들은 자신의 상태를 '도파민 중독'이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예능가는 많은 이들이 도파민에 중독된 현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SBS 플러스 예능 '리얼 연애실험실 독사과'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기획의도란에 "온갖 사랑이 판치는 도파민 집합소 '독사과'"라는 글을 써 뒀다. '리얼 연애실험실 독사과'는 '실험 카메라' 아이템을 요즘 세대에 맞게 변형시킨 리얼 실험 카메라 예능이다. 연인이 다른 이성의 플러팅에 넘어가는지 확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다른 예능들 역시 시청자의 도파민을 자극했다. 도파민이라는 말과 함께 자주 언급되는 대표적인 예능은 SBS 플러스·ENA '나는 솔로'다. '나는 솔로'는 개성 넘치는 출연자들의 존재로 마라맛을 풍겼다. 이 리얼 데이팅 프로그램에서는 빌런으로 불릴 만한 출연자가 등장하곤 했다. 뽀뽀 등 기존 연애 프로그램에서 보기 어려웠던 스킨십을 하는 출연자도 있었다.

시청자가 흥미를 가질 만한 요소를 두 가지 결합해 도파민을 선사한 프로그램도 있다. SBS '신들린 연애'다. '신들린 연애'는 다른 사람의 연애운을 점쳐주던 용한 점술가들이 자신의 연애운을 점치는 모습을 담은 연애 리얼리티다. '연애 예능'과 '점술가'라는 두 가지 소재를 결합하면서 독특한 포맷으로 시선을 모았다.

도파민형 예능 vs 엔도르핀형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많은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아냈다. tvN 제공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많은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아냈다. tvN 제공

도파민을 외치는 예능 시청자들은 더 이상 진부한 것, 예상되는 것에 쉽게 열광하지 않는다. 최근의 예능가를 보면 내용이 뻔한 데다가, 출연자의 매력까지 부족한 프로그램은 빠르게 도태된다. OTT, 유튜브 예능 등의 발전으로 콘텐츠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시청자들은 식상한 프로그램을 굳이 선택하지 않는다.

물론 자극적인 프로그램만 살아남는 것은 아니다. 특별한 포맷이 아니라도 유익하고 따뜻하다면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대표적이다. 외국의 유명 연예인부터 SNS에서 화제를 모은 일반인, 사회를 위해 노력 중인 따뜻한 사람들까지 많은 이들의 인생 이야기가 해당 프로그램에서 펼쳐졌다. 자극성은 없지만 이 예능은 4%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꾸준히 관심을 받는 중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예능에 도파민형과 엔도르핀형이 있다고 말했다. 엔도르핀은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곤 한다. 김 대중문화평론가는 "엔도르핀형 예능은 잔잔하게 행복감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의 경우 다양한 사람의 삶의 이야기를 다루며 질적인 재미를 주고 공감도 유발한다. 자극적인 예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도 엔도르핀을 원하는 시청자들은 고정적으로 있다. 엔도르핀형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계속 즐겨볼 거다"리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행에 맞게 새로운 포맷을 시도하는 프로그램은 도파민 쪽으로 가게 된다. 자극적인 유튜브와 경쟁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도파민을 자극하는 콘텐츠는 단기간에 화제성을 이끌어내는데 유리하다. 그렇지만 자극적인 맛도 계속 즐기다 보면 질리는 법이다. 건강하고 담백한 예능이 마라맛 예능에 밀려 자취를 감추지 않길 바란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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