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제패
한국 선수 최고령으로 첫 메이저 대회 우승
파리올림픽 출전 티켓도 예약
한국 선수 파리올림픽 총 5명 정해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7년 차 양희영(35)이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한국 선수 최초로 30대 나이에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며 오랜 꿈을 이뤘다. 아울러 이번 시즌 15개 대회 연속 이어진 한국 선수의 우승 갈증도 풀었다. 메인 스폰서가 없는 설움에도 지난 시즌 마지막 우승과 올해 첫 한국 선수 우승을 장식한 양희영은 흰색 민무늬 모자에 새긴 ‘스마일 마크’처럼 활짝 웃었다.
양희영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서매미시의 사할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1,040만 달러)에서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정상에 올랐다. 4언더파 284타를 적어낸 고진영 등 공동 2위 그룹과는 세 타 차였다. 올해 16번째 대회에서 한국 선수의 우승 가뭄이 해소되자, 고진영과 김효주 등은 양희영에게 축하 의미의 샴페인을 퍼부으며 함께 기뻐했다.
2008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양희영이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회 전까지 통산 5승을 수확한 양희영은 그간 메이저 대회에 74차례 출전했지만 2012년과 2015년 US여자오픈 준우승을 차지했을 뿐, 우승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30대 중반의 나이로 ‘74전 75기’에 성공하며 2018년 40세 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앤절라 스탠퍼드(미국) 이후 역대 두 번째 최고령 챔피언이 됐다. 우승 상금 156만 달러(약 21억7,000만 원)를 챙긴 양희영은 상금랭킹 92위에서 3위(167만2,443달러)로 껑충 뛰었다.
무엇보다 값진 건 2024 파리올림픽 출전권 획득이다. 파리올림픽 여자 골프 티켓은 25일 자 세계 랭킹 기준으로 확정된다.
15위 안에 들면 국가당 4명까지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데, 현재 15위 이내 한국 선수는 고진영(7위)과 김효주(12위) 두 명이다. 25위인 양희영은 이 대회 우승으로 세계 랭킹이 15위 안쪽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달 초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사소 유카(일본)가 30위에서 6위로 상승한 전례가 있어 양희영의 올림픽 출전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양희영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해 4위에 올랐다.
최근 수년간 양희영은 부진 탓에 웃을 일이 많지 않았지만 수차례 좌절에도 굴하지 않고 우뚝 일어섰다. 2019년 우승 이후 슬럼프와 부상으로 은퇴도 고려했으나 지난해 11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통산 5승째를 수확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올해도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채 5번이나 컷 탈락하는 부진이 지속됐으나 메이저 대회에서 반등했다.
양희영은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늘 메이저 대회 우승을 갈망했다”며 “은퇴하기 전에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마침내 해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2타 차 선두로 시작해 한때 7타 차까지 달아나 여유가 있었지만 쉽게 긴장감을 떨치지 못했다. 양희영은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많이 느꼈다”며 “끝날 때쯤 (순위를) 봤는데 장갑 벗을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는 각오로 집중했지만 18번 홀 그린에 올라와서도 떨렸다”고 털어놨다.
극적으로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사실상 따낸 것에 대해선 “한국을 대표하고 싶었기 때문에 올림픽 출전이 올해 큰 목표 중 하나였다”며 “대표팀에 뽑힐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이번 우승으로 해내 정말 감사하다.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진영 김효주 양희영 김주형 안병훈 파리행
한편 양희영까지 사실상 합류하면서 파리올림픽에 나가는 한국 선수는 총 5명으로 정해졌다. 여자부는 고진영 김효주 양희영, 남자부는 김주형 안병훈이 파리로 향한다. 이 중 김주형만 올림픽에 처음 나가고, 다른 선수들은 올림픽 출전 경험이 있다. 한국이 올림픽 골프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2016년 리우 대회 박인비의 금메달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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