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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뺑소니에 스러진 22세 청년... 5명 살리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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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뺑소니에 스러진 22세 청년... 5명 살리고 떠났다

입력
2024.06.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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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조병훈씨, 3월 사고로 뇌사
6년 전 부친 사망 후 사실상 가장
5명에 심장, 폐장, 간장, 신장 기증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기증자 조병훈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기증자 조병훈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22세 대학생이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숨을 거뒀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4월 1일 순천향대 부천병원에서 조병훈(22)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했다고 24일 밝혔다. 조씨는 3월 17일 새벽 2시쯤 귀가하다가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경기 부천시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조씨는 평소 활발한 성격으로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청년이었다. 어릴 적부터 운동을 좋아해 태권도 4단을 보유했으며, 지역 태권도 대회에 나가 금메달을 여러 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부천대 스포츠재활학과에 다니며 총학생회 활동을 하는 등 학교 생활도 열심히 했던 조씨는 아이들에게 즐겁게 운동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체육교사가 꿈이었다.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기증자 조병훈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기증자 조병훈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특히 아버지가 6년 전 사고로 뇌를 크게 다쳐 사망한 이후 조씨는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해왔다. 사고를 당한 날도 군대에서 전역한 뒤 스스로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사고에 기적을 바랐지만, 다시 깨어날 수 없다는 의료진의 이야기를 듣고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조씨가 이대로 떠나기에는 너무 어리기에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조씨의 어머니 이경희씨는 "병훈아, 이제 너를 만날 순 없지만 너의 몸 일부라도 다른 사람 몸에서 살고 숨 쉬고 있는 거니까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 하늘에서는 아프지 말고 힘들었던 건 다 잊고 새 삶을 살아. 보고 싶다.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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