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재킹'·'파묘'…수요일 개봉 공식 깬 영화들
"시장 다각화 위해"…'하이재킹' 금요일 개봉 이유는
'수요일 개봉'은 한국 영화들의 암묵적인 공식이었다. 그러나 이 룰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배우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이 이끈 '하이재킹' 역시 금요일 개봉을 알렸다.
1990년대까지는 토요일 개봉을 하는 영화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주 5일제 시행, 문화가 있는 날 지정 등의 영향으로 수요일이 일반적인 개봉일이 됐다. 이러한 새로운 관행도 조금씩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천만 영화의 기록을 썼던 지난 2월 개봉작 '파묘'는 목요일부터 대중을 만났다. '타로'와 '하이재킹'은 각각 지난 14일과 21일 개봉했다. 모두 금요일이다.
'하이재킹' 측은 '시장의 다각화'를 노렸다고 설명했다. 배급사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 측 관계자는 본지에 "시장의 다각화를 꾀하기 위해 금요일 개봉을 선택했다. 주말시장이 확대되는 금요일에 맞춰 개봉함으로써 관객들과의 접점을 최대화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흥행에는 실패했으나 지난해 '킬링 로맨스'도 금요일 개봉을 선택했다. OTT가 금요일에 새 콘텐츠를 공개해오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한 전략이었다.
스낵 무비도 금요일 개봉
손석구가 출연하는 '밤낚시' 역시 금요일인 지난 14일 개봉했다. 이 작품은 CGV에서 14~16일(금~일요일), 21~23일(금~일요일) 2주간 대중을 만날 예정이었던 작품이다. 그러나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평일에도 스크린에 걸리게 됐다. 작품 측은 3주 차, 4주 차 상영 연장까지 긍정 논의 중이다. '밤낚시'는 러닝타임 12분 59초, 관람료 1천 원인 스낵 무비라는 점에서 일찍이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CGV 측 관계자는 '밤낚시'와 관련해 "금~일요일 상영을 목표로 해서 금요일 개봉을 진행했다. 러닝타임이 12분 59초인 짧은 작품이다 보니 관객분들께서 이 영화 한 편만 보러 오신다기보다는 같이 볼 콘텐츠를 선택하고 오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많은 관객분들이 오실 수 있는 금~일요일 위주로 상영하기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금요일 개봉, 양날의 검
수요일 개봉의 공식이 옅어지면서 많은 작품들이 각자의 전략에 맞게 개봉일을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은 양날의 검이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본지에 "요즘은 입소문이 정말 중요하다. 금요일에 개봉할 경우, 관객분들이 좋은 반응을 해 주시면 그 부분이 주말의 흥행 화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입소문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형성될 경우 주말 관객 수가 기대보다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이재킹'은 그런 것들을 감수하고 자신 있게 개봉 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관객 입장에서는 수요일에도, 금요일에도 신작을 감상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근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느낄 수 있다. 작품들은 개봉일이 겹쳐 벌어지는 흥행 경쟁에서 조금이나마 한숨을 돌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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