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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경찰·유치장까지 특수안경으로 몰래 촬영… '간 큰' 폭행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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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경찰·유치장까지 특수안경으로 몰래 촬영… '간 큰' 폭행범

입력
2024.06.19 18:25
수정
2024.06.1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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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서 난동·출동한 경찰 폭행해 구속
몰카 안경 쓰고 그대로 유치장 들어가
교도관에 영치품으로 맡겼다가 적발
"외관상 카메라렌즈 알아보기 힘들어"

30대 폭행범이 구속돼 유치장에 들어가면서도 착용했던 특수안경. 대구지검 제공

30대 폭행범이 구속돼 유치장에 들어가면서도 착용했던 특수안경. 대구지검 제공

병원 의사에게 최루액을 뿌리고 출동한 경찰을 폭행해 구속된 30대 여성이 몰래카메라가 부착된 특수안경을 쓴 채로 경찰 조사를 받고 유치장에 입감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이 여성은 구속돼 교도소로 이송된 후 안경을 벗어 영치품으로 맡겼다가 모양이 특이하다고 여긴 교도관의 눈썰미에 덜미를 잡혔다.

대구지검 환경보건범죄전담부(부장 남계식)는 특수안경으로 경찰관과 판사, 법원 계장 등을 불법촬영한 A(30대)씨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3일 대구 동구 한 병원을 찾아가 평소 소지하던 호신용 가스총으로 의사의 얼굴에 여러 차례 최루액을 쐈다. 이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을 폭행해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특수폭행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A씨는 교도소로 이송됐고, 안경을 벗어 영치품으로 맡겼다. 검찰은 A씨의 호송을 담당한 교도관으로부터 특이한 안경이 영치품으로 보관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안경에 소형 녹화와 녹음 장치가 부착된 것을 확인했다.

A씨가 착용한 안경은 최대 140분가량을 녹화∙녹음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작동 방식이었다. 검찰은 A씨로부터 특수안경을 임의제출로 받아 삭제된 파일 등을 복구하는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통해 약 200개의 녹화파일을 확보했다. 경찰관들이 A씨를 어떤 방식으로 수사할지 협의하는 대화 내용, 유치장 내부 모습, A씨가 구속되기 전 심문 과정에서 만났던 영장 담당판사와 법원 직원의 얼굴 등이 촬영돼 있었다.

검찰은 특수폭행과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경찰관 등의 대화를 불법 녹음하고 녹화한 혐의까지 추가해 A씨를 재판에 넘겼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A씨가 사용한 특수안경은 외관상 카메라렌즈 등을 전혀 알아볼 수 없는 제품이라 경찰관이나 판사, 법원 직원 모두 촬영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대구=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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