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오픈 최종 합계 13언더파
4라운드 전환 후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대상 포인트 1위·상금 2위 도약
"꾸준히 빛나는 선수 되겠다"
노승희가 프로 데뷔 5년 만에 ‘와이어 투 와이어’로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노승희는 16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DB그룹 제38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 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그는 이로써 2위 김수지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02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뛰어 든 노승희는 이번 대회 전까지 119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유독 우승과는 연이 닿지 않았다. 지난해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서연정에게 패해 2위를 기록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올 시즌에도 직전 12개 대회에서 5차례나 ‘톱 10’을 기록했지만 무관의 아쉬움을 털어내진 못했다.
그러나 그는 ‘119전 120기’ 정신으로 나선 이번 대회에서는 1라운드부터 단 한 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첫날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내며 공동 1위로 대회를 시작한 노승희는 2·3라운드에서도 각각 4타씩을 줄여 단독 1위로 치고 나갔다. 특히 그는 셋째 날까지 보기를 단 1개만 범할 만큼 안정적인 경기력을 이어가며 2위와의 격차를 4타까지 벌렸다.
위기도 있었다. 그는 비교적 여유로운 상황에서 4라운드를 시작하고도 2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 9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2위 김수지에게 1타 차까지 쫓겼다. 만약 4번 홀(파4)과 6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내지 못했다면 역전을 당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노승희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안정감을 되찾았다. 그는 12번 홀(파4)과 13번 홀(파4)에서 각각 1.5m, 2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2위와 격차를 다시 3차 타로 벌렸다. 반면 김수지는 14번 홀(파4)에서 파퍼터를 놓치며 사실상 추격의 동력을 잃었고, 승기를 잡은 노승희는 15번 홀(파4)에서 2m 파퍼터를 집어 넣으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노승희는 이번 우승으로 부수적인 기록도 챙겼다. 우선 그는 한국여자오픈이 4라운드 체제로 바뀐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한 주인공이 됐다. 3라운드로 대회가 치러지던 시절까지 범위를 넓혀도 첫날부터 선두를 유지한 건 2006년 신지애 이후 18년 만이다. 또 내셔널 타이틀 대회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둔 것도 박성현 이후 9년 만이다.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각종 순위도 수직 상승했다. 이 대회 전까지 대상 포인트 7위를 기록하고 있던 그는 대상 포인트 100점을 추가해 이 부문 1위(257점)로 뛰어 올랐다. 상금도 3억 원을 추가해 기존 13위에서 2위(5억4,882만776원)로 도약했다. 또 2027년까지 KLPGA투어 시드도 보장받았다.
노승희는 "아마추어 시절 한국여자오픈에 출전해서 '꼭 우승하고 싶다, 꼭 이 투어에서 뛰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그 대회에서 우승하게 돼 더욱 기쁘다"며 "또 첫 우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로 해서 더 뜻깊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우승 한 번으로 빛나는 선수가 아닌 꾸준하게 빛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한편 2년 전 이 대회에서 ‘오구 플레이’를 범해 징계를 받았던 윤이나는 공동 7위(4언더파 284타)로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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