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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유산을 담은 부여, 정원도시로 도약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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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유산을 담은 부여, 정원도시로 도약 꿈꾼다

입력
2024.06.25 04:30
수정
2024.06.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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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공주와 서동요의 궁남지는 최초 정원
"부여는 이미 오래된 정원... 국가정원 타당"

박정현 부여군수

박정현 부여군수

1993년 충남 부여군 능산리 절터에서 발견된 백제금동대향로는 도금과 주조 기술이 당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백제인들의 정신세계와 예술적인 역량이 응축된 최고의 걸작품이라는 찬사가 따라붙는다. 수도를 웅진에서 사비로 옮긴 후 정치·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았다는 방증이다. 그로부터 1,500여 년이 흐른 지금, 부여는 금동대향로에 향불을 다시 피우려 한다. 부여의 새로운 꿈은 '정원도시'다. 백마강변 생태 자원을 국가정원으로 조성하고 궁남지와 정림사지, 부소산으로 이어지는 녹지축을 연결해 세계적인 정원도시로 자리잡겠다는 포부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낙화암의 전설이 살아 있는 부소산과 백마강 그리고 왕릉은 그 자체로 거대한 야외 정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박 군수를 집무실에서 만나 '정원도시 부여'를 향한 계획과 비전을 들었다.

-부여는 그 자체로 정원도시라고 강조하는데.

"백제의 고도(古都) 부여는 정원도시였다. 선화공주와 서동왕자(무왕)의 러브스토리가 담긴 궁남지는 백제 무왕 재위(600~641)에 만들어졌다. 경주 안압지보다 40여 년 앞서 만든 궁남지는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최초 인공 정원이다. 또 정림사지 일대와 낙화암의 전설이 살아 숨 쉬는 부소산, 왕릉은 그 자체로 정원이다. 부여를 휘감아 흐르는 백마강은 정원의 큰 물길이고, 백마강변억새밭은 온갖 생태자원을 담은 보물 저장고다. 여기에 역사와 유적에 얽힌 전설과 설화, 갖가지 이야기가 풍성한 곳이 부여다. 이런 생태·문화적 자산을 기반으로 1,500년 전 고대 정원도시를, 대한민국 대표 정원도시로 부활시키려고 한다."

-정원도시 추진 상황은.

"정원도시는 '국가정원 지정을 받은 부여'를 말한다. 백마강 둔치 일원에 축구장 60개 면적(약 120만 ㎡) 규모로 2026년까지 지방정원을 조성을 할 계획이다. 이어 2029년에 국가정원에 도전하겠다. 사업비 350억 원도 이미 확보했다. 백마강 일대에 자연생태지방정원을 조성한 후 3년을 운영한 뒤 산림청에 국가정원 승인 신청을 하는 절차를 거칠 참이다. 금강유역환경청에 하천 점용허가를 신청했다."

-다른 지역의 정원도시와 다른점은

"부여 국가정원은 역사와 문화유적, 전설과 설화가 있는 점이 다르다. 국가하천인 백마강과 국립박물관이 바로 정원의 주무대다. 사실, 말이 조성이지 자연 그대로 가꾸는 차원이다. 생물다양성 보존을 기반으로 한 역사·문화·자연생태 정원이란 얘기다. 백제 고도인 '부여다움'을 담은 아담하고 편안한 정원이 될 것이다. 현재 국가정원은 울산 태화강과 순천만 등 두곳이다. 경상권의 태화강은 도심에 있고, 순천만은 바다와 연결된 정원으로 전라권에 있다. 우리나라 중심부인 충청권에 국가정원 하나쯤은 있어야잖나. 연간 관광객이 400만명이나 되는 부여의 정원은 중부권을 대표하는 정원이 될 것이다."

-인구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

"인구 감소와 출산율 저하는 국가적인 비상사태다. 특히 부여는 자연 인구 감소가 심각하다. 이대로 가면 10년 내 1,500년 전인 백제 때 인구 수준으로 전락할 것이다. 국가정원을 하려는 것도 지역소멸 대처 일환이다. 인구 증가보다는 생활인구를 늘려 지역 경제를 유지하는 전략이다. 우리 군은 청년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일찍부터 스마트팜을 육성해왔다. 그 결과 스마트팜으로 부농을 꿈꾸고 실현하는 청년 농부가 많다."

-농업인 생산액이 전국 상위권이라는데.

"전국 시장에서 소비되는 양송이 10상자 중 6상자는 부여에서 생산한 것이다. 수박과 토마토, 양송이, 표고, 왕대추 등 주요 농산물 5개 품목은 전국시장 점유율 1위다. 부여군민 3분의 1이 농민인데, 농민 1인당 연간 생산액이 약 7,000만 원으로 전국 최상위권이다. 지난해 부여 농산물 브랜드 '굿뜨래'를 사용하는 10개 농산물이 전국 각지에서 14만 285만톤이나 유통됐다. 농가소득으로 무려 1,947억원을 올렸다. 이런 성과는 오래 전부터 스마트 농업을 축적해 온 경험이 바탕이 됐다. 부농을 꿈꾸는 청년은 누구든 오시라. 부여가 책임지겠다."

-지역화폐 '굿뜨래' 페이 파워가 대단하다.

"부여는 작지만 강하다. 굿뜨래 페이는 전국적인 성공 모델이다. 인구감소 지역에서 경제적 관계 인구를 확보하는데 지역화폐가 큰 역할을 한다. 올해 7만 명이 굿뜨래 페이 사용으로 약 4,000억 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행안부 공모사업인 '2024지역사랑상품권 지역문제해결 지원사업'에서 전체 92억 5,900만 원 중 21%인 19억원이 부여군에 배정됐을 정도다. 인구당 비율로 보면 사실상 전국 1위다. 부여군 여건에 맞는 독자적 지역화폐를 개발한 결과다. 굿뜨래 페이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결재 수수료가 없다. 사용자와 가맹점이 모두 혜택을 보는 공동체순환형으로, 3박자가 조화롭게 추진된 결과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약이행 평가에서 최우수(SA) 등급을 받았다.

"부여군민들이 노력하고 도와 준 결과다. 우리 군은 2023년 말 기준 90개 공약사업 중 39개를 이행해 공약이행률 43.3%를 달성했다. 이는 전국 평균 34.3%보다 9.0%가 높으며, 충남 평균 27.2%보다 16.1%나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해 공약에 대한 군민의 권리와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기존 예규에서 조례로 상향하는 ‘부여군수 공약사항 관리 조례’를 도내 최초 제정했다. 군민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공약이행군민평가단을 구성, 주민소통 분야에서 우수한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윤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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