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인사 접촉 새 회의체 참여 설득' 보도
"중,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교묘한 보이콧"
중국이 스위스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국제 평화 회의'의 대항마 격 별도 회의 개최를 추진 중이라고 영국 로이터통신이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일부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우크라이나 평화 회의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내는 등 물밑 '보이콧' 외교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익명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 중국 당국이 오는 15~16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평화 회의와는 다른 회의체를 열기 위한 로비를 벌여왔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스위스 회의가 다가오자 중국 측 인사들이 중국을 찾은 해외 고위 인사들과 따로 만나거나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위챗 등을 통해 외교관들과 접촉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해외 인사들을 접촉하는 과정에서 노골적으로 우크라이나 평화 회의를 비판하거나 불참을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다만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개도국 정부 인사들에게 우크라이나 평화 회의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연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달 23일 셀소 아모림 브라질 대통령 외교특보와의 회담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인정하고 모든 당사자가 평등하게 참여하는 국제 평화 회의의 적시 개최를 지지한다"며 별도의 회의체 추진을 시사한 바 있다. 이후 중국은 개도국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우크라이나 평화 회의 대신 중국 주도의 회의체 참여를 설득했다는 것이다. 익명의 한 외교관은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스위스 회의에 대한 '교묘한 보이콧(subtle boycott)'"이라고 지적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국의 이 같은 행보가 스위스 평화 회의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파악되지 않는다. 다만 공교롭게도 회의에 참가하는 국가·국제기구는 이달 초 우크라이나 측이 밝힌 107개국에서 현재 90여 곳으로 다소 줄어든 상태다.
우크라이나 평화 회의는 세계 각국 대표가 모여 우크라이나 종전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회의로, 스위스 니드발덴주의 휴양지 뷔르겐슈토크에서 열린다. 러시아는 초대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이 회의를 비판해 왔고 중국도 지난달 불참을 결정하며 사실상 서방 중심의 회의로 치러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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