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겨냥' 범행 여부 등 파악되지 않아
중 외교부 "우발적 사건"... 관련 기사 삭제
일각선 "청나라 말기 '의화단' 부활" 반응도
미국인 대학 강사 4명이 중국의 한 공원에서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큰 부상을 입었다. 구체적 범행 동기 등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미중 갈등 국면 속에서 미국인을 겨냥한 범행으로 드러날 경우 외교적 파장이 예상된다.
11일 미국 CNN방송과 홍콩 명보 보도를 종합하면, 전날 중국 동북 지역 지린성 지린시에 위치한 베이산 공원에서 미국인 4명이 괴한으로부터 습격을 당했다. 부상당한 이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피해자 4명은 미국 아이오와주의 코넬칼리지 강사들로, 중국 현지 베이화대에 파견돼 영어를 가르치고 있었다. 중국에서 휴일인 단오제(음력 5월 5일)를 맞아 지린시 관광 명소인 베이산공원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지 온라인을 통해 유포된 사건 현장 사진에는 백인 남성들이 복부에 피를 흘리며 공원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담겼다. 한 남성은 쓰러진 채 어디론가 전화를 하려는 듯 휴대폰을 누르고 있기도 했다. 중국 경찰은 용의자인 55세 남성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이 어떤 이유로 미국인들을 겨냥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중국 소셜 미디어에선 청나라 말기 폭력적으로 외세를 배척했던 '의화단'이 부활했다는 반응이 호응을 얻는 등 중국 내 반미 정서와 연관돼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경찰의 1차 판단으로는 우발적 사건"이라며 일각의 '의도적 공격' 해석에 선을 그었다. 사건 축소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중국 당국은 이 사건 관련 기사를 온라인에서 삭제하는 등 사실상 여론 통제에도 나섰다.
킴 레이놀즈 미국 아이오와 주지사는 "끔찍한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아이오와 연방 대표단과 주정부가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의) 완전한 회복과 무사 귀환, 그리고 고국에 있는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관련 사건을 알고 있다"며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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