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3집 'Thinks'... 13년 만의 새 앨범
15, 16일 단독 콘서트·다음 달엔 멤버들과
‘풍선’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등의 히트곡으로 유명한 밴드 다섯손가락의 기타리스트 이두헌(60)이 지난 5일 13년 만에 새 앨범을 냈다. 2001년 솔로 1집 ‘이매진(Imagine)’, 2011년 2집 ‘싱스(Sings)’에 이어지는 새 앨범의 제목은 ‘싱크스(Thinks)’. 서울 중구 정동 카페에서 만난 그는 “생각이 사라진 시대, 생각이 사라진 음악계에 대한 안타까움과 고민을 담았다”고 했다. 사색과 성찰이 담긴 가사를 노래하려 했다는 것이다. “1집에서 제 기량을 드러내고 2집에선 제 가창을 보여줬다면 이번 앨범에는 제 생각을 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왕년에'만 얘기하는 사람 싫어"...히트곡 싣지 않은 이유
새 앨범에는 12곡을 담았다. 다섯손가락 시절 심의에 걸려 온전하지 못한 상태로 발표됐던 곡, 최근 몇 년간 싱글로 발표한 곡, 처음 공개되는 곡이 고루 담겼다. 수록곡 모두 그가 가사와 선율을 썼다. 복고적이지도 현대적이지도 않은 담백한 곡이 주를 이룬다. 히트곡은 하나도 싣지 않았다. 그는 “제일 싫은 유형의 사람 중 하나가 오래전 잘나가던 시절 이야기만 하는 사람”이라며 “공연에서도 신곡을 많이 연주하려 한다”고 말했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찾자는 내용의 ‘나는 나이기에 아름다운 것’을 시작으로 다섯손가락 히트곡인 ‘새벽기차’와 똑같은 코드 진행에 선율만 바꿔 만든 ‘부탁’,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오래된 사진기’와 ‘안개꽃’, 94세에 세상을 떠난 지인이 꿈에 나와 일생을 함께한 아내에게 전해달라고 했다는 메시지를 담은 ‘그대와 걷다 보니’ 등 포크와 블루스를 기반을 한 곡들은 단정하게 차려입은 노신사처럼 중후한 매력을 드러낸다.
대학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는 한편 음악만큼이나 좋아하는 커피를 직접 내리며 카페를 운영하는 이두헌은 매일 기타 연주와 가창 연습을 거르지 않는다. 콘서트를 하기 위해서다. 연습에 집중하며 체중도 10㎏ 이상 줄였다. 이달 15, 16일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홀로 기타를 들고 솔로 콘서트를 열고 다음 달 6, 7일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소극장에선 다섯손가락 멤버들과 함께 밴드의 일원으로 무대에 선다. “지난해 MBN ‘불꽃밴드’에 출연한 이후 연습을 더 많이 해요. 앨범 제작을 위해 서른 살 차이가 나는 제자에게 가창을 다시 배우면서 새로운 걸 터득하기도 했죠. 혼자 무대에 선다는 건 실수를 해도 숨을 데가 없다는 뜻이니 더 열심히 연습할 수밖에요. 정밀아, 강아솔, 박효신, 박재정, 밴드 더 로즈, 해리빅버튼 등 젊은 음악가들의 음악도 많이 들으면서 배웁니다.”
"'풍선' 원곡자라고 소개하니 '동방신기냐'고 묻더군요"
한동안 이두헌은 잊힌 이름이었다. 동방신기가 ‘풍선’을 다시 불러 인기를 얻은 뒤론 ‘풍선’으로 자신을 소개하면 “동방신기 중 누구냐”는 웃지 못할 질문을 받았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 그가 부른 ‘이층에서 본 거리’가 쓰이고, ‘불꽃밴드’에서 두 차례 1위를 차지하며 이두헌은 교수나 커피 전문가가 아닌 싱어송라이터로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이두헌의 꿈은 기타 하나 들고 작은 무대에 서는 공연을 오래도록 자주 하는 것이다. “정밀아씨가 그렇게 공연하면서 모은 돈으로 3년마다 앨범을 낸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자극을 받았어요. 50명 정도만 찾아준다면 어디든 가서 공연하고 싶어요. 그 정도 규모의 공연을 전국에서 이어가며 살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죠. 그렇게 3년에 하나씩 앨범도 내고요. 다음 앨범은 좀 더 실험적인 프로그레시브 록으로 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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