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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흰색 옥상

입력
2024.06.12 16: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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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지난달 30일 부산 수영구 한 주택 옥상에서 게임물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열차단 페인트 도색 봉사를 하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협의회에 소속된 13개 이전공공기관, 부산은행,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산시자원봉사센터가 참여한 이번 취약계층을 위한 쿨루프 지원사업 합동 사회공헌활동은 주거 취약계층의 주택 지붕열 차단 페인트 도색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나눔을 실천하고자 마련됐다. 뉴스1

지난달 30일 부산 수영구 한 주택 옥상에서 게임물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열차단 페인트 도색 봉사를 하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협의회에 소속된 13개 이전공공기관, 부산은행,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산시자원봉사센터가 참여한 이번 취약계층을 위한 쿨루프 지원사업 합동 사회공헌활동은 주거 취약계층의 주택 지붕열 차단 페인트 도색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나눔을 실천하고자 마련됐다. 뉴스1

‘색’은 상상 이상으로 온도를 좌우한다. 아주 아날로그적이지만, 페인트색만 신경 써도 기후위기를 완화할 수 있다. 흰색 칠을 한 옥상·지붕은 건물 표면 온도를 20도 정도, 실내 온도는 4,5도가량 낮춘다고 한다. 옥상을 산뜻하게 흰색으로 칠하면 가장 좋은 ‘여름 나기’가 되겠다.

□ 한국의 옥상들은 대부분 녹색이다. 햇빛, 바람, 빗물로 인한 균열과 누수를 막기 위해 방수페인트를 칠하는데, 이 우레탄 방수제의 주성분이 물과 알코올에 녹지 않는 산화크로뮴이며 짙은 녹색을 띤다. 다른 색을 섞어도 되지만 굳이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 ‘녹색 옥상’이 일반화됐다. 국내 페인트업계에 따르면, 녹색 방수페인트는 햇빛의 15~20%를 반사하는데, 흰색 차열 방수페인트는 80% 이상의 열을 반사해서 실내 온도를 크게 떨어뜨린다. 경북대 연구진의 조사 결과도 흥미롭다. 여름철(7월 말) 정오 때 흰색 지붕의 온도는 48.3도였고 검은색은 무려 70.7도였다. 녹색은 63.3도, 청색은 66.1도를 기록했다.

□ 지붕을 흰색으로 칠하는 운동을 ‘화이트루프’ 혹은 ‘쿨루프’ 캠페인이라 한다. 2010년 미국 뉴욕시에서 시작됐다. 오래된 건물에서 거주하던 저소득층 노인들이 폭염으로 사망한 비극을 겪고 나서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은 “가장 효과적이고 저렴한 온실가스 저감 전략”이라 평했다. 국내에선 서울시, 부산시, 광명시 등의 지자체가 지원했거나 지원하고 있다. 부산의 자원봉사자들은 올해에도 부산 지역 건물 옥상을 흰색 페이트로 칠하고 있다.

□ 그렇다면 ‘흰색 옥상’이 겨울철 건물을 너무 춥게 만드는 건 아닐까. 그렇진 않다. 겨울철엔 일조시간이 짧고 태양의 고도가 낮기 때문에 ‘흰색 옥상’으로 인한 열손실은 미미하다고 한다. 경북대 같은 연구진에 따르면, 겨울철 흰색 지붕의 표면온도는 일반 지붕(청색, 녹색, 검은색)에 비해 3~9도 낮았다. 표면 온도 차이가 이 정도이니, 실내온도 차이를 적용하면 영향은 아주 적다. 옥상을 흰색으로 칠할 때 겨울철 추위 걱정은 접어도 되겠다.

이진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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