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주가 5% 이상 급등, 역대 최고치
시총 3조 달러 첫 돌파... 사상 세 번째
시총 순위도 애플 밀어내고 2위 등극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의 최고 수혜주로 꼽히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5일(현지 시간) 3조 달러(약 4,100조 원)를 돌파했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5% 이상 급등하면서다. 이에 따라 세계 시총 순위도 애플을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 이제 엔비디아 위엔 마이크로소프트(MS) 하나뿐이다.
이날 전까지 '시총 3조 달러'는 미국 상장기업 가운데 애플과 MS만이 밟아 본 고지였다. 두 회사가 2조 달러에서 3조 달러로 가는 데 수년이 걸린 반면, 엔비디아는 그 기간을 단 3개월로 단축했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대체할 경쟁자가 없는 만큼 엔비디아의 파죽지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엔비디아 시총, 국가로 치면 7위 규모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5.16% 오른 1,224.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역대 최고치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달 24일 사상 처음으로 1,000달러를 넘어선 후 2주 동안에만 약 25%가 더 올랐다. △지난달 23일 발표한 2~4월(자체 회계연도 1분기) 실적과 5~7월 실적 전망치가 시장 예상을 상회한 데다 △오는 10일 10분의 1 액면 분할이 시행될 예정이고 △지난 2일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을 공개한 것 등이 두루 작용했다.
주가 상승에 힘입어 이날 엔비디아 시총은 3조110억 달러로, 사상 처음 3조 달러를 넘어섰다. 창립 30년 만인 지난해 6월 시총 1조 달러를 달성한 데 이어 8개월여 만인 지난 3월 2조 달러를 넘어섰는데, 다시 3개월 만에 3조 달러까지 돌파한 것이다. 엔비디아가 세 달간 새로 추가한 기업가치 1조 달러는 네덜란드, 튀르키예의 국내총생산(GDP)과 비슷한 규모다. 이날 기준 3조 달러에 이르는 몸값은 세계 7위 경제 대국인 프랑스(작년 기준 약 2조7,830억 달러)보다도 많다.
"주가 상승여력 여전... 시총 10조 달러 갈 것"
엔비디아 주가는 앞으로도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월가의 평가다. 지난 1년 동안 엔비디아는 매 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 거품론을 깨뜨려 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우리가 물어 본 분석가 72명 중 65명은 엔비디아 주식을 '매수'로 평가했으며 누구도 '매도'라 말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주가가 단기간 너무 많이 오른 데다, AMD 등 경쟁사와 인터넷 사업 중심의 빅테크들마저 AI 칩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거품을 우려하기는커녕 더 투자할 가치가 있는 기업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카탐힐 LLC의 애덤 골드 최고투자책임자는 엔비디아 추격자들의 움직임에 대해 "최고 속도로 달리는 마라톤 1등 선수를 잡으려는 것과 같다"며 "엔비디아는 오랫동안 경주에 참여해 왔고, 그 결과 현재 큰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올해와 내년에도 현재 지위를 지킬 준비가 돼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에버코어웰스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커크브라이드 분석가도 "(엔비디아 칩의) 판매를 막을 유일한 요인은 공급뿐일 것"이라고 했다.
AI로 인한 산업 변화는 이제 시작인 만큼 엔비디아 시총이 10조 달러까지 내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술주 중심 운용사인 I/O펀드의 베스 킨디그 분석가는 지난달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엔비디아 시총은 2030년까지 258% 더 불어나 10조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감안하면 시총 1위 MS를 따라잡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이날 종가 기준 MS와 엔비디아 시총 격차는 약 1,400억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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