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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태운 인간 때문에… '172명 사망' 브라질 폭우 가능성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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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태운 인간 때문에… '172명 사망' 브라질 폭우 가능성 '2배'↑

입력
2024.06.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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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과학자 모인 '세계기후특성' 연구 결과
"100~250년에 한 번 일어날 극히 드문 폭우"

잇따른 폭우로 지난달 12일 물에 잠긴 브라질 히우그란지두술주 주도인 포르투알레그리의 거리를 2명의 시민이 지나고 있다. 포르투알레그리=EPA 연합뉴스

잇따른 폭우로 지난달 12일 물에 잠긴 브라질 히우그란지두술주 주도인 포르투알레그리의 거리를 2명의 시민이 지나고 있다. 포르투알레그리=EPA 연합뉴스

화석연료를 태운 인류 탓에 지난달 브라질 남부를 휩쓴 대홍수 발생 가능성이 2배 이상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시 단 사흘 만에 두 달 치 '물 폭탄'이 쏟아지는 등 유례없는 폭우에 영국 면적과 맞먹는 브라질 남부의 90%가 황폐해졌다.

"100~250년 만의 폭우"… 인간 때문에

3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과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다국적 기후연구단체 세계기후특성(WWA)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지난 4월 24일~5월 4일 브라질 최남단 히우그란지두술주(州)에 쏟아진 폭우로 인한 홍수는 인간이 화석연료와 삼림을 무분별하게 태웠기 때문에 발생 가능성이 2배 이상 높았다는 게 골자다.

최소 172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 기록적 홍수는 "100~250년에 한 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극히 드문 현상"이었다고 WWA는 짚었다. 히우그란지두술주 주도인 포르투알레그리에서는 사흘 만에 평년의 두 달 치를 넘는 258.6㎜의 물 폭탄이 쏟아졌다. 집중호우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달 1일 이 지역 중부도시 산타마리아에는 24시간 동안 213.6㎜의 비가 퍼부었다. 경제적 피해액만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폭우 가능성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2배 이상 더 커졌고, 강도도 6~9% 더 세졌다는 게 WWA 설명이다. 엘니뇨(동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 역시 3~10% 더 강한 비를 뿌리는 데 일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기상 관측과 슈퍼컴퓨터 기후 모델을 분석해본 결과다. 그러면서 WWA는 이런 폭우는 "더 빈번하고 심각해질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지난 9일 브라질 히우그란지두술주 엘도라도두술의 침수된 지역에서 자동차들이 떠다니고 있다. 엘도라도두술=AFP 연합뉴스

지난 9일 브라질 히우그란지두술주 엘도라도두술의 침수된 지역에서 자동차들이 떠다니고 있다. 엘도라도두술=AFP 연합뉴스


홍수 피해도 나무 마구잡이로 벤 인간 탓

무분별한 삼림 벌채는 폭우가 내렸을 때 재난 발생 가능성을 키웠다. WWA는 삼림 벌채와 급속한 도시화도 피해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40년도 채 안되는 동안 이 지역의 토착 식생 중 22%가 사라지고, 이 중 대부분이 콩을 대량 경작하는 플랜테이션 농장으로 바뀌었다는 데이터를 제시하면서다. 이들 지역이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에 더 취약해질 것이라는 잇단 경고에도 주 정부가 방재 시설에 대한 투자를 줄인 것도 대규모 피해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다.

적십자 적신월사 기후센터의 마야 발베르그는 "이번 홍수의 무서운 점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극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걸 전 세계에 보여줬다는 것"이라고 AFP에 말했다.

WWA는 미래 재난의 잠재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도시계획과 방재 투자 확대, 공평한 사회 개발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대책은 화석연료 사용과 삼림 벌채를 빠르게 줄이는 것이라고 가디언은 강조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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