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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군사합의 효력정지... 남북 충돌 완화 길도 모색해야

입력
2024.06.04 00: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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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경기 파주시 자유로에서 바라본 북한 접경지역의 모습.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로 접경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뉴시스

3일 경기 파주시 자유로에서 바라본 북한 접경지역의 모습.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로 접경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이 어제 남북 간 상호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 군사합의 전체 효력을 정지하기로 했다. 국회 비준이 필요 없는 만큼 4일로 예정된 국무회의 상정· 의결과 대통령 재가로 효력이 발휘된다. 오물 풍선 투척 후 잠정 중단을 발표했으나 북측의 추가적인 저강도 도발에 대비한 수순 밟기 성격이 짙다.

이미 북한은 지난해 11월 우리 측의 군사분계선상의 정찰 감시 효력 정지 후 9·19 군사합의에 구속받지 않겠다며 합의 파기를 선언한 만큼 우리 정부의 이번 군사합의 효력 정지는 뒤늦은 맞대응 성격을 가진다. 우리 군도 이에 따라 향후 북측 도발의 내용과 성격에 따라 휴전선의 확성기 재배치를 통한 대북 심리전 전개는 물론 군사분계선상의 군사훈련도 가능하다.

앞서 북한은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지난달 28~29일 260여 개, 1~2일 720개 오물 풍선을 무차별 살포하고, 닷새째 서해상의 GPS 교란 공격을 통해 민간의 차량 파손과 함께 인천공항 이착륙 중단 사태 등 피해를 우리 측에 입힌 바 있다. 정부가 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철거했던 대북 확성기 재배치 카드를 꺼내 들자, 같은 날 밤늦게 북한은 국방성 부상 명의 담화에서 대북전단 살포 시 100배의 오물을 살포하겠다며, 오물 풍선 잠정 중단을 발표했다. 이는 자제 신호를 보내면서도 남남 갈등을 유발할 의도도 다분해 보인다. 당장 여야 간에 입장이 갈리고 대북전단 반대 시위도 벌어지고 있다.

북측 의도가 무엇이든 탈북자단체는 한반도 상공 기류에 따라 추가 대북전단 살포 계획을 밝히고 있는 만큼 저강도 충돌의 확전이 빚어질 우려가 크다. 북한의 오물 풍선 재개 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정부로서는 빈틈없는 준비와 대응에 나서야 하나 눈에 보이는 충돌 고조 양상을 완화시킬 필요도 있다.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들어 탈북자단체 행위를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자제를 촉구하는 게 마땅하다. 더불어 저강도 대결이 고강도로 비화하지 않도록 북측에 직간접적 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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