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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액으로 우울증 98% 정확히 진단하는 키트 개발돼

입력
2024.05.3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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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병원 석정호 교수팀, 코르티솔 호르몬 기반 우울증 진단도

마인즈에이아이가 개발한 우울증 진단 키트 '마인즈내비'

마인즈에이아이가 개발한 우울증 진단 키트 '마인즈내비'

침으로 우울증을 97.9% 정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키트가 개발됐다. 우울증을 기존 방식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기준으로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마인즈에이아이 대표) 연구팀이 침 속에 있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기반으로 우울증을 진단하고, 고위험군을 분류하는 키트 ‘마인즈내비’를 개발했다.

마인즈내비는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 평가하는 프로브 검사와, 침 속 코르티솔 호르몬 수치를 분석하는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3.8%가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국내는 세계 평균보다 약간 높은 5.7%다.

우울증을 조기 진단하면 치료 효과가 더 커진다. 지금까지는 환자를 대상으로 500문항이 넘는 설문 평가와 전문가 면담을 통해 우울증을 진단했다. 자가 보고 형식이어서 편향과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침에 들어 있는 코르티솔 호르몬에 주목했다. 이 호르몬은 외부 스트레스 같은 자극에 맞서 몸이 에너지를 내게 한다.

앞선 연구에서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는 침 속의 코르티솔 호르몬 농도가 건강한 사람보다 낮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래서 우울증이 심한 사람일수록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석정호 교수 연구팀은 47명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앞서 이들 중 35명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임상심리전문가가 우울증으로 진단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심리 검사를 시행하는 동시에 코르티솔 호르몬 수치를 측정하기 위해 타액과 혈액을 채취했다. 이후 마인즈내비로 심리 검사 결과와 생물학적 검사 결과를 통합 분석했다.

마인즈내비는 참가자들을 비우울증 또는 우울증으로 나눈다. 심각도에 따라 우울증이 없는 사람은 건강(녹색)이나 유의(황색)로,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경도(주황색)와 중증(적색)으로 결과가 나타난다. 임상 시험 결과 마인즈내비의 우울증 진단 정확도는 97.9%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이 우울증으로 진단한 환자 35명을 모두 우울증 환자군으로 진단했으며(민감도 100%), 건강한 사람 12명 중 11명은 비우울증 환자군으로, 1명은 우울증 환자군으로 분류했다(특이도 91.7%). 우울증 환자는 코르티솔 호르몬 수치가 낮다는 사실 역시 재검증됐다. 우울 증상이 심할수록 코르티솔 호르몬 수치가 낮았다.

석정호 교수는 “마인즈내비는 자가 보고식 심리학적 분석에 생물학적 지표를 더해 분석하는 원리”라며 우울증을 이전보다 과학·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지(Psychiatry Investigation)’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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