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최초 칸 배우상 수상 스페인 가스콘
"남자가 여자상 받아" 극우 프랑스 정치인 고소
트랜스젠더(성 전환) 배우로는 최초로 칸영화제 여자배우상을 받은 스페인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52)이 자신을 모욕한 프랑스의 극우 정치인을 고소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가스콘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극우 정당 르콩케트 소속 마리옹 마레샬을 상대로 고소장을 냈다. 앞서 성소수자 인권단체 6곳도 전날 마레샬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지난 25일 폐막한 제7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가스콘이 여자배우상을 수상하자 마레샬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남자가 여자배우상을 수상했다. 좌파에게 진보는 여성과 어머니 지우기를 의미한다"고 쓴 바 있다. 마레샬은 프랑스 극우 정치인 장 마리 르펜의 손녀이자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의 조카다.
가스콘의 변호사 에티엔 데슐리에르는 "(마레샬의 발언은) 성 정체성에 근거한 성차별적 모욕"이라며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가스콘은 46세까지 남성으로 살다 여성으로 성 전환한 배우다. 그는 프랑스 감독 자크 오디아르의 영화 '에밀리아 페레스'에서 여성으로 성 전환하고 싶어 하는 멕시코 카르텔 보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쳐 이번 배우상을 받았다. 트랜스젠더 배우가 칸영화제 여자배우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파격적 내용으로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심사위원상까지 거머쥐었다. 한 영화가 두 개 이상 상을 수상하는 것도 칸영화제에선 드문 일이다.
가스콘은 당시 수상 소감으로 "세상에는 성 전환 여성의 존재 자체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 상을 모든 성 전환 여성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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