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만나 대선·과학기술 산업 대화 나눠
"한 달에도 수차례씩 통화하며 친분 쌓는 중"
거래 성사 땐 트럼프 전기차 정책 완화될 듯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백악관 고문 역할을 맡기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 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논의가 완결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두 사람이 국경 안보 및 경제 정책과 관련해 머스크에게 공식적인 자원과 영향력을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반대" "과학 기술 관심" 대화 오가
해당 논의는 지난 3월 플로리다주(州) 팜비치에 있는 억만장자 투자자 넬슨 펠츠의 해안가 저택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가족들과 함께 저택 만찬에 참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머스크는 상당히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머스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 반대하는 재계 모임에 대해 설명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도 미국 우주군, 이민, 기술, 과학 등을 두고 머스크와 의견을 교환했다. 미국 경제와 정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두 사람이 서로의 정치적·산업적 이익에 부합하는 대화를 주고받은 셈이다.
WSJ는 "최근 몇 달 사이 머스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 달에도 수차례씩 전화 통화를 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쌓아가고 있다"며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부정 투표를 방지하기 위한 데이터 기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꺼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부정 투표 탓에 선거를 '도둑 맞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사람 간 '거래'가 성사될 경우, 머스크가 맡을 고문 직은 트럼프 행정부 1기에 있었던 대통령 특별보좌관 형식일 것으로 보인다. 당시 아이작 펄머터 전 마블 엔터테인먼트 회장은 공식적인 정부 직함 없이 미국 보훈처 예산, 소프트웨어 조달, 기록보관 시스템 점검 등과 관련해 자문 역할을 맡았다. 머스크 역시 테슬라 CEO를 유지한 채 정부 결정에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업 자문단으로 활동했으나, 2017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정 탈퇴 의사를 밝히자 이에 반발하며 사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동차 산업 정책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 유세 기간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차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그러나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를 이끄는 머스크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방향도 다소 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WSJ는 “머스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기차에 대한 세금 공제 혜택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바이든 대통령을 반대하는 움직임을 이어갈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다양성 정책에 공개 반발하고 있는 그는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스티븐 므누신 전 재무장관과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뉴스코퍼레이션 명예회장), 펠츠 등과 바이든 대통령을 반대하는 비밀 만찬을 열었으며, 이후에도 영향력 있는 기업인을 대상으로 전국 각지에서 이 같은 만찬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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