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목 관광단지 개발 계획
발표 1년 전 공동으로 매입
4년 만에 땅값 30% 상승
"민원 해결…투기 아냐"
전남 여수시청 일부 공무원들이 6,600억 원 규모 관광단지 개발 사업 계획이 발표되기 1여 년 전에 사업 부지 인근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 '땅 투기'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여수시 등에 따르면 2020년 7월과 2021년 2월 시민소통실에 근무하던 과장(5급), 팀장(6급), 주무관(8급)이 5억여 원을 들여 무슬목 관광단지 일대 토지 3필지를 구매했다.
이들이 매입한 관광단지 일대는 지난 2009년 당시 주차장과 주차관리사무소 등을 골자로 한 도시계획 변경 고시가 이뤄졌지만, 무허가 건물 보상 문제로 갈등이 이어져 십수년 간 개발이 중단된 상태였다.
그러나 이들이 토지를 매입한 이듬해인 2022년부터 시가 지역 건설업체인 모아그룹과 협약을 맺고 200실 규모 5성급 호텔과 890실 숙박 시설, 2,000석 규모 컨벤션센터, 음식 테마파크, 해안유원지, 18홀 규모 대중골프장 등을 조성하겠다는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개발 계획 발표 이후 이들이 매입한 부지는 사업부지와 인접해 토지 가격이 급등했다. 실제 2020년 매입 당시 공시지가는 5만 3,500원이었지만, 4년 만에 6만 9,400원까지 30% 가량 뛰었다.
전남경찰청 반부패수사2대는 이들이 사전에 내부 정보를 취득해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발 예정 부지 주변 땅을 사들인 게 아닌지 의심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여수시 감사관실도 해당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감사관실 관계자는 "현재는 전후 사실관계를 파악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반면 토지를 매입한 공무원들은 지인의 부탁을 받고 어쩔 수 없이 구매했을 뿐, 땅투기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팀장 A씨는 "토지를 함께 구매한 동료들은 돌산읍사무소에서도 함께 근무했는데, 당시 친분을 쌓은 한 주민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정이 생겨 토지 매입을 요청 해왔다"며 "두 달여 가까이 통사정을 해 어쩔 수 없이 구매를 한 것일 뿐 개발 사실은 전혀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내 몫(A씨)으로 구매한 토지는 한 푼도 시세 차익을 보지 않고 11개월 만에 모두 팔았다"며 "땅 투기 목적이거나 개발 사실을 인지했다면 토지를 매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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