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회장, MSCI 회장·경영진에 서한 전달
"선진시장 관찰대상국 등재 당위성 충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한국을 선진시장 승격 후보군인 '관찰대상국' 지위에 다시 올려줄 것을 요청했다고 27일 밝혔다.
한경협에 따르며 류진 회장은 최근 MSCI의 헨리 페르난데스 회장과 주요 경영진, MSCI에 대한 기업 평가·분석을 수행하는 애널리스트들에게 한국의 승격 필요성을 설명하는 서한을 보냈다. 한경협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 세 차례에 걸쳐 MSCI에 국내 경제계 의견을 전달해왔다.
MSCI는 매년 전 세계 주요 증시를 선진시장, 신흥시장, 프런티어시장, 독립시장 네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이 분류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결정에 배경으로 활용돼 국가 자본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1992년 신흥시장에 올랐고 2008년 선진시장 승격 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렸지만 승격에는 실패했다. 2014년에는 관찰대상국 목록에서도 빠졌다. MSCI는 6월 말 2024년 '연례 시장 분류 평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경협은 이번 서한에서 한국이 선진시장 수준의 증권 시장 규모와 유동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한국 증권시장인 한국거래소의 거래 대금 규모는 작년 기준 3조6,000억 달러로 세계 7위, 시가 총액은 2조 달러로 세계 14위 수준이다. 이 협회는 이러한 증시 규모와 유동성이 MSCI가 선진 시장으로 분류하는 스페인, 싱가포르, 오스트리아 등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경협은 또 그동안 MSCI가 한국 시장의 문제점으로 꼽았던 시장 접근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 조치해왔다고 주장했다. MSCI는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거래하기 위한 절차가 까다롭고 기업 정보에 대한 접근성 및 배당액 예측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해왔다. 한경협은 정부가 지난해 12월 외국인 투자자 사전등록제도를 폐지하고 외국인 장외거래 심사 제도를 완화해 외국인 투자자의 증권 거래 편의성을 높여왔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1월부터 한국 기업의 영문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있으며 배당 절차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환시장 제도 개선...밸류업 프로그램도 설명
이 협회는 MSCI가 지적한 한국 증권 시장의 또 다른 문제인 '역외 외환시장의 부재' 역시 해소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협은 올해 하반기부터 외환시장 마감 시간을 연장해 런던 금융시장 마감 시간과 맞출 예정이며 국내 금융기관뿐 아니라 인가받은 외국 소재 금융 기관도 한국 외환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외환시장이 더 넓게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경협은 정부 주도로 추진하는 한국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도 관찰대상국 등재 자격을 평가할 때 긍정적 요인으로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그동안 MSCI가 지적해왔던 시장 접근성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다수 이행했고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도 적극 추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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