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공, 커버드본드에 지급보증
발행금리 인하, 저리 고정금리 출시 기반
금리 인하 기대 높은데 고정금리 유도 지적도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개최한 한국주택금융공사와 5대 시중은행이 참여하는 '민간 장기모기지 활성화를 위한 커버드본드 지급보증 업무협약식'에 참석했다. 금융위 제공
금융당국이 민간 영역에서도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내놓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 시중은행들이 6억 원 이상 주택에 대한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를 출시하도록 지원해 금리 급변기 상황에서 차주의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와 5대 시중은행이 참여하는 '민간 장기모기지 활성화를 위한 커버드본드 지급보증 업무협약식'을 개최했다.
금융당국은 차주의 금리 변동 불확실성을 완화하기 위해 장기 고정금리 상품을 확대하는 질적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에선 30년 이상 고정금리 상품이 보편적이라 차주들이 금리 변동에 별 타격을 받지 않은 반면, 국내에서는 변동금리 상품이 대부분이라 고금리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위해선 시중은행이 장기 고정금리 상품을 내놓아야 하지만 그동안 정책 모기지 외엔 마땅한 상품이 없었다. 당국은 장기 고정금리 모기지와 연계해 상대적으로 저리로 장기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커버드본드에 주목하고 활성화 방안을 내놓게 됐다.
이날 업무협약을 통해 주금공은 은행이 발행하는 커버드본드의 지급보증에 나선다. 이를 통해 AAA등급의 은행이 발행한 커버드본드는 동일 만기 은행채에 비해 5~21bp(bp=0.01%포인트) 정도 발행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은 소비자에게 더 낮은 금리로 장기 상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주금공은 커버드본드 재유동화도 지원하기로 했다. 은행이 발행한 만기 10년 커버드본드를 주금공이 매입하고,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식이다. 은행은 장기 커버드본드를 손쉽게 발행하고 매각할 수 있게 된다.
커버드본드를 발행하거나 투자하는 금융기관에 다양한 유인책도 제공한다. 은행이 만기 10년 이상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경우 원화예대율 산정 과정에서 원화예수금 인정한도를 1% 추가 부여해 부담을 낮춘다. 주금공의 지급보증을 받은 커버드본드는 현행 자본규제상 위험가중치가 '0'임을 확인해 커버드본드 매입 유인을 높였다. 이에 보증 자산을 보유한 은행이나 보험사가 커버드본드를 매입하면서 추가적으로 적립해야 할 자본이 필요 없게 됐다.
다만 금융당국의 의도대로 장기 고정금리 대출 상품이 활성화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당장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변동금리가 더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장기·고정금리 상품을 독려하는 방향성에 대해 일부에서 의문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오히려 커버드본드는 그 자체로 안정성이 높고 충분한 수요 확보와 추가적인 신용보강을 통해 발행금리를 상당히 낮출 수 있어 금리인하기에도 경쟁력 있는 고정금리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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