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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연금개혁' 꽃놀이패... 이슈 주도권과 민생 이미지 모두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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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연금개혁' 꽃놀이패... 이슈 주도권과 민생 이미지 모두 챙겼다

입력
2024.05.24 04: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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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21대 처리" 尹 원포인트 회담 제안
盧 추도식 가는 길 유튜브서 깜짝 발언
尹과 차별화... 민생 주도권 드라이브
대안 없이 압박만... 與 "정치쇼" 비판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남은 시간이 정말 얼마 없지 않냐.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과) 담판을 짓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재명 대표 측 관계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연금개혁 원포인트 영수회담'을 고리로 정부·여당을 몰아붙였다. "9부 능선까지 온 연금개혁 판을 이대로 깨트릴 수 없고", "이번을 넘기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절박감"(이 대표 측 관계자) 때문이라고 한다. 21대 국회는 28일 마지막 본회의가 남았다.

'여의도 대통령'으로 불리는 이 대표 주도로 국정을 끌고 가겠다는 의도도 담겼다. 윤석열 대통령이 22대 국회로 연금개혁을 넘기며 소극적으로 나오는 것과 차별화된 지점이다. 다만 이 대표가 별다른 대안 없이 기존 민주당안(소득대체율 45%)을 고수하면서 정부·여당에 전격 양보한 것처럼 압박한 것을 두고 '정치적 쇼잉'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날 발언은 예상치 못한 시점과 장소에서 튀어나왔다. 첫 메시지는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봉하마을에 내려가는 차 안에서 진행된 유튜브 방송이었다. 당원의 중요성을 설파하던 이 대표는 뜬금없이 연금개혁을 화두로 띄웠다. 지난 7일 국회 연금개혁 특위가 사실상 빈손으로 종료된 이후 이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별도의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 대표는 "사람들이 돈(보험료)을 더 내기는 싫고, 돈(연금)을 덜 받는 건 더 싫어한다. 정치인들도 표가 떨어지는 의제라 잘 나서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공식적으로 당신들(정부·여당)의 안을 받을 테니 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을 처리하자는 입장을 내겠다. 여당이 협력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야는 '보험료율 13% 인상'에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소득대체율을 놓고 민주당 45%, 국민의힘 43~44%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이 대표는 "사실 1%포인트 차이다. (협상하면)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 타결할 수 있다"고 정부·여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5,000만의 미래가 달린 건데 장난하듯 해서 안 되지 않느냐"고도 했다. 이 대표가 소득대체율을 1% 낮춰 여당 안을 받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런데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은 달랐다. 그는 "민주당은 조속한 개혁안 처리를 위해 소득대체율을 당초 제시했던 50%에서 45%로 낮추는 결단을 내렸다"며 "이 방안은 윤석열 정부가 제시했던 안"이라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충분히 양보를 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사실관계가 달랐다. 여권에서는 "정부가 45%를 제시한 안 자체가 없다"며 "여야 합의가 중요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민주당이 소득대체율을 45%에서 더 낮추는 것도 아니었다. 이에 "얕은 속임수"(유승민 전 의원)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자 이 대표 측 핵심관계자는 "45%냐, 44%냐 수치를 따지기보다 21대 때 반드시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일단 대통령이 (21대에 처리하겠다고) 결단하면 담판 지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한 발 비켜섰다.

이처럼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로 인해 혼선을 빚었다. 반면 이 대표 입장에선 '잃을 게 없다'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책임을 떠넘기고 이 대표는 연금개혁을 어떻게든 완수하려는 해결사 이미지를 챙겼기 때문이다. 민생 이슈 주도권을 치고 나간다는 점도 부각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손해를 본 건 없지 않으냐"고 했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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