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볼을 2, 3회 때려" 서거석 교육감 재판에 출석한 이귀재 증언

허위사실공표 혐의 서 교육감 항소심
李 법정서 처음 폭행 사실 구체 묘사
교육감 측, 李 진술 신빙성 문제 제기

서거석 전북교육감. 전북도교육청 제공

"(식당 내) 툇마루에서 신발을 신으려고 앉았다가 일어나는데 서거석 당시 전북대 총장이 내 양 볼을 두 손으로 2, 3회 때렸습니다."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서거석 전북교육감 항소심 재판에서 폭행 피해자로 지목된 이귀재 전북대 교수가 13년 전 폭행 상황을 이 같이 진술했다. 이 교수가 법정에서 서 교육감에게 폭행당한 경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한 건 처음이다.

광주고법 전주제1형사부(부장 양진수)는 22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된 서 교육감 항소심 속행 공판을 열었다.

서 교육감은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 상대 후보였던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가 제기한 '동료 교수 폭행 의혹'에 대해 TV토론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어떠한 폭력도 없었다"고 허위 발언한 혐의로 기소됐다. 폭행 의혹은 서 교육감이 전북대 총장 시절이던 2013년 11월 18일 전주 한 식당에서 발생했다.

이 교수는 경찰 조사에서 "뺨을 맞았다"고 진술했다가 법원에선 "기억이 안 난다"고 말을 바꿨다. 핵심 증인이 진술을 뒤집으면서 서 교육감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검찰이 항소했다.

검찰은 이날 증인으로 나온 이 교수를 상대로 선거 기간 내내 "폭행한 적 없었다"는 서 교육감 발언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이 교수는 검찰 신문 과정에서 "당시 서 총장이 휴대폰으로 내 이마를 찍었다"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 그러면서 "폭행당한 뒤 욱하는 마음에 서 총장 얼굴 부위를 머리로 들이받았고, 뒤에서 다른 교수가 (나를) 껴안으면서 상황이 일단락됐다"고 설명했다.

재판에서 거짓말한 이유에 대해선 "(2022년 12월 내가 후보로 출마한) 전북대 총장 선거를 도와준 측근 A씨가 '(서 교육감 폭행 의혹과 관련해) 순화해 진술해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자발적으로 (위증)했다"고 했다. 앞서 이 교수는 서 교육감 1심 재판에서 "폭행이 없었다"는 취지로 거짓 증언한 혐의(위증)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또 A씨와 서 교육감 처남도 위증교사 혐의로 입건된 상황이다.

반면 서 교육감 측 변호인은 이 교수에게 "(사건 당시 서 총장이) 한 손에 휴대폰을 쥐고 있는데 양손으로 뺨을 어떻게 때리느냐"고 따져 묻는 등 이 교수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폭행 자체가 없었고, 이 교수가 그동안 말한 내용이 계속 달라져 믿을 수 없다는 취지다.

내달 19일 재판에선 서 교육감 측 변호인이 이 교수를 상대로 증인 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전주= 김혜지 기자 fo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