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혐의 민중미술가 임옥상, 2심도 집행유예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임옥상 화백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추행 혐의를 받는 원로 민중미술가 임옥상(74) 화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2부(부장 강희석)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임 화백에게 1심과 같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임 화백은 2013년 8월 자신의 미술연구소 직원을 강제로 껴안고 입을 맞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10년 전 순간의 충동으로 잘못된 판단을 했다"며 혐의를 인정했지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되자 형이 무겁다고 항소했다. 검찰 역시 항소하고 1심과 같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임 화백은 50년 넘게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미술 분야에서 사회 비판적인 작품을 내놨다. 2017년에는 광화문 촛불집회 모습을 묘사한 대형 작품 '광장에, 서'가 청와대 본관에 걸리기도 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서울 중구 남산 '기억의 터'에도 조형물이 설치됐다.

그러나 유죄 판결 이후 전국 곳곳에서 그의 작품은 철거되는 중이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작가의 작품을 유지·보존하는 게 공공미술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다.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작품을 비공개 전환하거나 철거했고, 전태일재단도 임 화백이 만든 전태일 열사 동상 교체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