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모든 걸 걸고 싸워보겠다"
협회, 동기부여 위해 '승리수당' 도입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의 유일한 단체 구기종목인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지난달 새롭게 부임한 헨리크 시그넬 감독은 메달권 진입 가능성을 주저하지 않았고, 주장 신은주(인천광역시청)는 조별리그 예선을 통과해 "8강 진출"이라고 목표를 정했다. 그러나 한국 여자 핸드볼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후 한 번도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시그넬 감독은 20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훈련 개시 미디어데이에서 "(올림픽에서는) 메달은 물론이고 모든 일이 가능하다"며 "메달 따는 것이 꼭 불가능하다고 단정 짓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내달 1일까지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2일부터 유럽 전지훈련을 떠날 계획이다. 이후 한국은 올림픽 본선에서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독일, 슬로베니아 등 유럽 강국들과 함께 A조로 편성돼 경기를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만 따져도 단 1승도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의 강점은 스피드...기회 올 것"
그럼에도 시그넬 감독은 "한국의 강점은 스피드"라며 희망을 외쳤다. 그는 "우리가 상대팀들보다 객관적으로 강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 우리 팀은 빠르고 민첩한 데다 명석한 플레이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통적으로 한국 핸드볼은 2대 2 공격에 능하고, 도움 수비 등에서도 유럽 어느 국가들보다 강하기 때문에 당연히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스웨덴 출신의 시그넬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자국 대표팀과의 경쟁에 각오를 다졌다. 그는 "모든 경기에서 이기고 싶지만, 그 경기는 더더욱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시그넬 감독은 2016년 스웨덴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아 이듬해 세계선수권에서 스웨덴 최고 성적인 4강 진출을 이뤄낸 바 있다.
시그넬 감독은 이어 "스웨덴은 조직력이 뛰어나고 협동심이 뛰어난 데다 거의 모든 선수들이 유럽 빅클럽에서 뛰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대"라며 "여기서 밝힐 수 없지만 나는 그들의 작전, 버릇을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스웨덴 사람이라는 게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8강 토너먼트 진출이 목표... "모든 걸 걸고 싸울 것"
핸드볼 대표팀 선수들도 시그넬 감독과 뜻을 같이 했다. 신은주는 "해외 팀들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올림픽도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 된다"면서도 "강한 의지와 팀워크로 최고의 결과를 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은 조별 예선을 통과해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며 "파리 올림픽이 앞으로 여자 핸드볼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도록 모든 걸 걸고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유일의 구기종목이다 보니 부담도 적지 않다. 골키퍼 박새영(삼척시청)은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핸드볼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협회, 동기부여 위해 '승리수당' 도입
여자 핸드볼은 1988년 서울 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따며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동메달 이후 자그마치 16년 동안 한 번도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선 조별리그 탈락했고, 2021년 도쿄 대회땐 8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이에 대한핸드볼협회도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묘책을 냈다. 올해부터 '승리수당'을 도입해 동기부여에 나선 것. 당초 협회는 메달을 획득해야 포상금을 지급했지만, 이번에는 승수를 쌓을 때마다 선수 개개인에게 300만~500만 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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