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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실패? 그래도 도전의 결실 '매출 3억' 청년 농부 김영웅의 성공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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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실패? 그래도 도전의 결실 '매출 3억' 청년 농부 김영웅의 성공 스토리

입력
2024.06.10 15:30
수정
2024.06.10 15:36
0 0

(2)충남 부여 스마트팜 '영웅딸기' 김영웅
"기계공학 전공이 스마트팜 영농에 큰 도움"
일반 딸기 재배에 비해 수확량 두 배 많아
"사업은 노력한 만큼 열매를 맺을 수 있잖아요?"

부농을 꿈꾸는 스마트 청년농부

부농을 꿈꾸는 스마트 청년농부


편집자주

충남도가 "농업·농촌을 혁명하겠다"는 야심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팜 청년농 3,000명 육성으로 '돈 버는 농업,부자 청년 농부'를 목표로 농촌과 농업을 재구조화하겠다는 포부다. 청년농부에게 파격적인 재정을 지원하고 대규모 농지 경작, 청년농 조직화를 꾀하는 것 등이 세부 계획이다. 최근 충남농업기술원 스마트팜 청년 창업 교육 과정 입학 경쟁률이 3.5대 1을 넘기는 등 반응도 좋다. 스마트팜에서 구슬탐을 흘리는 청년 농부들을 찾아 그들의 열정과 포부를 들어본다.

"청년이 농업에 뛰어들어 성공할 확률이 1% 정도라는데, 그래서 더 더욱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일었어요. 실패는 청년의 특권이잖아요. 지금은 농장에서 딸기와 보내는 시간이 정말 행복합니다."

충남 부여군 홍산면에서 스마트팜 '영웅딸기' 농장을 운영하는 김영웅(33) 대표는 카이스트(KAIST)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청년 농부다. 김 대표의 '영웅딸기'는 2022년 문을 열었다. 농장 부지 5,950㎡(약 1,800평)에 온실 4,600㎡(약 1,400평)규모다. 여기서 그는 지난해 매출액 3억 원, 소득 금액 1억 5,000만 원을 올렸다. 농사 경험이 전무한 공학도가 실패 확률 99%라는 창업농부로 변신한 과정이 궁금해 지난달 13일 그의 농장을 찾았다. 10억 원이나 되는 거액을 들여 스마트팜 시설을 구축한 그는 거듭 "실패는 청년의 특권"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카이스트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는데 스마트팜이라니

"직장 생활하다보니 나만의 '열매'가 없어서 늘 허전했다. 사업을 구상하다가 스마트팜으로 딸기를 재배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팜이 기계와 ICT가 결합한 영농 시스템이라서 기계공학 전공이 스마트팜 운영에 도움이 되겠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그래도 농사도 지어 본 경험이 없는데 무모하지 않나.

"할아버지께서 논을 갖고 계셨지만 은퇴할 때라서 묵히고 있었다. 누군가 그 논을 물려 받으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모님과 상의했더니 선뜻 도전해보라고 응원해주셨다. 스마트팜 시설하기 전까지 2년 동안 부여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임대 농장 340평 정도를 운영하며 딸기를 재배 해봤다. 정부의 청년 창업농 정책 지원이 마침 있을 때 정부 보조금 2억 원과 은행 대출, 갖고 있던 현금을 합쳐 10억 원 정도 들여서 스마트팜 시설을 구축했다. 2022년 9월 15일 딸기를 심고, 설레는 마음에 잠을 설쳤다."

-첫 딸기 수확은.

"그해 12월부터 수확을 시작했다. 신기했다. 8월에 결혼을 하는데, 아이를 낳아도 그런 느낌일 것같다. 딸기는 12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수확한다. 농장을 운영하는 인력은 2~3명이다. 첫해 매출이 약 3억 원 이었고 수익은 그 절반인 1억 5,000만 원 정도였다."

-도매시장 거래만 한다는데.

"온라인 판매는 하지 않는다. 우리 농장 딸기는 유통 기간이 3주 정도로 일반 딸기보다 3배 이상 신선도 유지 기간이 길다. 그래서 우리 딸기를 도매상들이 선호한다. 딸기의 생육 환경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딸기가 잘 자라는 환경을 스마트팜 시스템으로 아주 정밀하게 제어한다.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같은 스마트팜에 비해 2배 정도 많다. 기술적 우위가 있다고 자신한다."

-스마트팜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일반 딸기 농가 평균 수확량이 제곱미터당 한 3kg, 일반 스마트팜은 4㎏인데 비해 우리 농장에서는 7.5kg를 수확한다. 이런 차이는 작물이 가장 잘 자라는 시기와 최적의 생육 환경을 어떻게 (스마트하게)제어하느냐가 관건이다. 연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스마트팜은 공대생들이나 기계 조작에 재능이 있는 청년들에게 유리한 점이 있다."

-앞으로 계획은.

"2개월 후에 결혼한다. 가정에 충실하는 게 우선이다. 또 내년에는 농장을 늘릴 계획이다. 동네 어르신들이 딸기 농장을 하겠다고 하니까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수확 때 농장에 와보시고는 입을 다물지 못하셨다. 네덜란드 스마트팜 딸기 농장은 제곱미터당 12㎏을 수확한다. 내 목표는 12㎏ 이상이다. 곧 실현될 걸로 확신한다."

윤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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