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발발 이듬해 20세에 입대
2000년 이후 231번째 신원 확인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11년 강원 양구군 월운리 수리봉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6·25전쟁 당시 강원 양구의 '피의 능선 전투'에서 전사한 고 류홍석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2000년 유해발굴 시작 이후 231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다.
유가족 증언에 따르면, 1931년 충남 홍성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 고등교육까지 받고 한의사로 활동했다. 6·25전쟁 발발 이듬해인 1951년 3월 20세에 입대한 고인은 국군 제5사단 36연대에 배치돼, 태기산 전투와 인제지구 전투 등 강원 지역에서 여러 전투에 참전했다. 같은 해 8월 27일, 강원 양구에서 펼쳐진 '피의 능선 전투'에서 북한군과 맞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했다.
국유단은 "유해와 함께 발견된 M1카빈 소총탄과 전투화 밑창 등의 유품을 통해 당시 치열했던 전투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전투에 임하던 중 다량의 포탄에 의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피의 능선 전투는 1951년 8월 18일부터 9월 5일까지 국군 제5사단 35·36연대와 미군 2사단 9연대가 두 차례 공격 작전을 펼쳐 북한군 12사단과 27사단을 격멸한 전투다.
고인의 유해는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이날 충남 태안군에 있는 유가족 자택으로 송환됐다. 73년 만에 돌아온 유해는 백발이 된 여덟 살 터울의 여동생 류영순(85)씨 품에 안겼다. 류씨는 "어린시절, 오빠가 저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흔들며 놀아주던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후에도 혹시라도 오빠가 돌아올까 봐 생가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는데, 오빠의 유해를 찾았다는 소식에 잠도 못 자고 울기만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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