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오픈 1라운드
초속 7~9m 강풍에도 이븐파 기록
"아이언샷 낮게 치면서도 바람에 태웠다"
베트남 전지훈련 효과도 톡톡
바람과의 사투였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1라운드가 펼쳐진 16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골프클럽에는 초속 7~9m에 달하는 강풍이 몰아쳤다.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김진성(1언더파 70타) 단 한 명일 정도로 매서운 바람이었다. 그러나 이날 이븐파 71타로 공동 2위에 오른 옥태훈에게 제주의 바람은 오히려 득이 됐다.
옥태훈은 1라운드를 마친 후 “전날 연습 때도 바람이 많이 불었고, 이날도 바람이 심할 것이란 예상을 하고 경기에 임했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바람이 더 강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에 맞춰) 연습했던 게 도움이 돼 어느 정도 대처를 한 것 같다”고 첫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아이언샷을 낮게 치면서도 공을 바람에 태우려고 했다”고 이날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린 비결을 귀띔했다.
바람이 강한 제주에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는 점도 그의 자신감을 키우는 요소다. 옥태훈은 2021년 이 대회에서 3위에 올랐고, 2022년에는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CC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는 “제주에서 좋은 기운을 받기도 하고, 좋아하는 코스이기도 한 만큼 평소와 다른 마인드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상승세도 좋다. 그는 올 시즌 우리은행 챔피언십에서 5위,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4위를 기록했다. 비시즌 중 베트남에서 두 달 넘게 진행한 전지 훈련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는 “지난해 는 (성적이 좋았던) 2022년에 비해 내가 원하는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며 “아이언샷과 100m 이내 플레이가 약하다고 분석하고 주로 그 부분을 보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전지훈련에 긴 시간을 할애한 만큼 자신감도 붙었다. 그는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지난해와 같은 실수들은 안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올해는 2022년만큼 잘 치면 좋겠다”며 웃었다.
그럼에도 매 경기 아쉬움이 남는다. 이날 경기에서도 마지막 홀에 보기를 범하며 아깝게 언더파 기회를 놓쳤다. 옥태훈은 이에 대해 “(마지막 홀에) 계속 공이 러프로 떨어진 데다 세컨샷을 잘못 계산해서 실수가 있었다”며 “너무 속상하다”고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그는 은연중에 더 높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컷 통과가 1차 목표”라고 밝힌 옥태훈은 “3일째부터 바람이 잔잔해지면 스코어도 더 잘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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