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3부작 첫 앨범 '모차르트: 피아노 작품 1'
지난해 배우 윤정희와 사별하고 첫 앨범 발표
18일 부천아트센터부터 내달 21일까지 전국 리사이틀
"나이 들면 고향을 찾는다고 하죠. 일생 동안 많은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하고 이제 모차르트의 음악 자체를 전달하고 싶은 그런 마음입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78)가 연주자 경력 68년 만에 처음으로 모차르트 앨범을 내놨다. 브람스, 슈베르트, 쇼팽, 슈만 등 화려한 연주 기교의 이전 음반과 차별화되는, 아이의 순수함을 담은 스튜디오 앨범이다. 백건우는 모차르트 3부작의 포문을 여는 '모차르트: 피아노 작품 1' 발매일인 1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주자는 개성을 보여주려 노력하는데 모차르트의 음악은 나를 없애고 음악을 순수하게 전달하는 게 최고의 연주"라고 말했다.
백건우에게 모차르트는 고민의 대상이었다. 그는 "피아니스트 아르투어 슈나벨이 '모차르트의 음악은 아이가 치기엔 너무 쉽고 어른이 치기엔 너무 어렵다'고 한 말을 이해할 것 같다"며 "예술은 항상 변하는데 음반 녹음은 답과 결론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녹음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도 있었다"고 말했다.
3부작 중 첫 번째인 이번 음반엔 피아노 소나타 12번과 16번, 환상곡 D단조(K.397)와 론도 D장조(K.485) 등이 담겼다. 그는 "3장으로 계획한 것은 아닌데 하고 싶은 곡을 고르다 보니 3부작이 됐다"며 모차르트 음악 세계의 광범위함을 강조했다. 그는 "음악사에 천재가 많지만 모차르트는 더 특별하다"며 "정치적으로, 사회적 관계 면에서 자유분방하면서도 남들이 못 듣는 음악을 듣는 음악가"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차르트 음악의 순수함을 전달하기 위해 핑거링(운지법)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도 했다. 그는 "윌리엄 마셀로스와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핑거링을 강조한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날이 갈수록 그게 진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음반은 '그라나도스-고예스카스' 이후 2년 만이자, 지난해 1월 배우자인 배우 윤정희가 세상을 떠난 후 처음 내놓은 앨범이다. 그는 "지금 내 마음은 음악과 나 외에는 다 잊어버리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상태"라며 "그게 옳은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건우는 18일 경기 부천아트센터 공연을 시작으로 다음 달 21일까지 모차르트 앨범 발매 기념 전국 리사이틀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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