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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코언의 법정 풍경

입력
2024.05.16 17: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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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법정에서 맞서게 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사진) 전 대통령과 마이클 코언 전 개인 변호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법정에서 맞서게 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사진) 전 대통령과 마이클 코언 전 개인 변호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은 트럼프의 ‘해결사’로 불릴 정도로 측근이었던 인물이다. 뉴욕의 정치 지향적 변호사였던 그가 트럼프와 손을 잡은 건 2006년 하반기다. 그는 당시 이미 트럼프의 지지자로서 ‘트럼프그룹(Trump Organization)’에 입사해 트럼프의 회사 장악을 보좌하면서 각별한 신임을 얻었다. 하지만 지금은 트럼프의 가장 위험한 적이 되어 재판에서 트럼프에게 불리한 치명적 증언을 이어가고 있다.

▦ 오는 11월 미국 대선의 공화당 후보로 재도전이 확정적인 트럼프의 최대 장애는 ‘사법 리스크’다. 현재 형사 기소된 사건만 2021년 1·6 의회 난입 사태, 2020년 대선 개입 의혹, 성추문 입막음 의혹, 기밀문서 유출 등과 관련한 4건이며 총 91개 혐의를 받고 있다. 그중 지금 미국의 최대 관심사는 4건 중 유일하게 재판이 개시돼 대선 중요 변수로 작용할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이다.

▦ 성추문 입막음 의혹 중 당장 최대 쟁점은 2016년 대선 전 성추문을 폭로하려던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입을 막기 위해 트럼프가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를 사실상 회삿돈으로 대니얼스에게 지급하고 관련 회사서류를 조작했는지의 여부다. 2018년 이미 관련 혐의를 인정한 코언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첫 재판에서 사실 증언은 물론, “얼마를 지불해야 하느냐, 150(15만 달러)이면 되느냐”는 트럼프의 육성 녹취까지 공개해 트럼프에게 다시 한 번 타격을 가했다.

▦ 한때 “트럼프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누구의 멱살이라도 잡고 나설 것”이라던 코언과 트럼프가 갈라선 분수령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다. 당선되자 트럼프는 코언의 정계 진출은커녕 급여를 3분의 1이나 삭감하며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이번에 코언의 증언 동안 졸거나 딴전을 피우던 트럼프는 재판이 끝나자 기자들에게 “이건 사기다,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뻔뻔함과 씁쓸함, 추악함과 간교함, 방자한 ‘법꾸라지’ 행태가 뒤엉킨 그들의 모습에서, 새삼 거기나 여기나 정치가 왜 이리 천박하게 돌아가나 싶었다.

장인철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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