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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영화처럼 시청 시간 따라 흥행 보너스'... OTT 수익 분배 구조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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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영화처럼 시청 시간 따라 흥행 보너스'... OTT 수익 분배 구조 바뀌나

입력
2024.05.14 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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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성과 기반한 새 보상안 마련"
도입 땐 업계 수익 구조에 변화 일듯

세계적 흥행을 기록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세계적 흥행을 기록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티비를 운영하는 애플이 최근 미국 할리우드의 주요 제작사에 성과 기반의 새로운 보상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장 개봉 영화처럼 흥행 정도에 따라 제작진에게 수익을 분배하겠다는 게 새 보상안의 핵심이다.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글로벌 OTT 업체들은 작품의 제작비를 충분히 제공하는 대신 지식재산권(IP)을 가져간다. 하지만 지난해 할리우드 작가들의 파업을 계기로 이런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이에 따라 넷플릭스 등 OTT 업체들은 새 보상 기준을 개발해왔다. 주요 OTT 업체 가운데 실제 보상안을 마련해 외부에 공유한 것은 애플이 처음이다. 애플이 보상안을 최종적으로 도입할 때는 OTT 업계 수익 분배 구조에 대대적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 새 보상안은... "흥행 시 최대 143억 성과급"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애플이 할리우드 스튜디오 대표들과 만나 새 성과 기반 보상 제도를 제안하고, 의견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가 확인한 애플 내부 문서 등에 따르면, 애플은 보너스 액수 산출을 위해 일종의 포인트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시리즈 시청을 위해 애플티비를 구독한 사람의 수 △총 시청 시간 △시청자 규모 대비 제작비 등 3개 기준을 근거로 포인트를 주고, 그 포인트만큼 일종의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애플이 자체 제작하는 시리즈에만 적용된다"며 "한 시즌에 공유할 수 있는 보너스는 최대 1,050만 달러(약 143억 원)"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창작자들이 흥행 수익을 나눠 갖지 못하는 현행 제도는 10여 년 전 넷플릭스가 개발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2013년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에 뛰어들며 제작자들에게 흥행과 관계없이 한 시즌 전체의 사전 제작을 보장하고 평균 이상의 제작비를 지원하는 대신 IP를 독점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블룸버그는 "넷플릭스는 (기존 콘텐츠 제작사들과 비교해) 후발주자였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수주하려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며 "전례 없는 조건을 제시하고 프로그램의 완전한 소유권을 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시스템은 다양한 콘텐츠의 안정적인 제작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제작자들에게도 환영받았다. 그러나 OTT 서비스가 전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가고, 작품 흥행 규모도 커지면서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제도의 불합리함을 상징하는 사례로 자주 거론되는 것 중 하나가 넷플릭스 사상 최고 흥행작인 '오징어 게임'이다. 넷플릭스는 이 작품으로만 1조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는데, 정작 작품을 만든 제작사와 감독 등은 이를 거의 공유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애플티비(왼쪽부터 시계 방향),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로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애플티비(왼쪽부터 시계 방향),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로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보상 책정 어렵다"던 업체들, 비판 일자 개선 모색

OTT 업체들은 콘텐츠 제작자들의 개선 요구에 "보상을 정량적으로 책정하기가 어렵다"며 사실상 거부해 왔었다. 관객 수가 집계되는 극장 개봉 영화와는 달리, OTT 콘텐츠의 경우 정확히 얼마의 수익을 가져왔는지 산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갈수록 비판이 커지자 "수익 분배 구조에 변화를 모색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애플이 가장 먼저 보상안을 마련한 것은 상대적으로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 수가 적은 만큼 부담이 작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만 애플의 움직임은 미국 OTT 시장 1, 2위 업체인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에는 압박으로 작용해 변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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