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주의’ 카탈루냐사회당, 사상 첫 원내 1당
분리독립 지지 정당, ‘원내 과반’ 확보 실패
“산체스 총리의 승리... 분리독립 운동엔 타격”
스페인 카탈루냐 분리독립 세력의 자치정부 통치가 12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통합주의를 추구하는 사회당이 지방선거에서 여유 있게 1위를 차지한 반면, 분리독립 지지 정당들은 의석수를 모두 합쳐도 원내 과반에 미달하는 저조한 성적을 거둔 탓이다.
12일(현지시간) 영국 로이터통신·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카탈루냐 지방선거에서 중앙정부 집권 사회노동당(PSOE)의 지역 자매당인 카탈루냐사회당(PSC)은 전체 135석 중 42석을 차지했다. 기존 33석에서 9석이나 늘어난 것으로, 카탈루냐 내 야권이었던 PSC는 이로써 ‘사상 첫 단독 원내 1당’ 자리를 꿰차게 됐다. 당대표인 살바도르 이야 전 스페인 보건장관은 “카탈루냐의 새 시대를 열었다”고 자평했다.
강경파 분리독립 정당인 ‘카탈루냐를 위해 함께(JxCat)’도 지금보다 3석 많은 35석을 확보했다. 그러나 다른 분리독립 정당들의 부진이 문제다. 그동안 소수 정부를 이끈 온건파 카탈루냐공화당(ERC)은 33석에서 20석으로 급감했고, 극좌 성향 민중연합후보당(CUP)도 9석에서 4석으로 줄었다.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세 정당의 의석수 합계(59석)로는 과반(68석)에 한참 못 미쳐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능하다. BBC는 “민족주의 정당이 전반적 지지를 잃었다. 분리독립 운동에는 큰 타격”이라고 짚었다.
현재로선 카탈루냐의 앞날을 점치기 힘들다. PSC가 연정을 꾸리려면 ERC(20석), 보수 성향 국민당(PP·15석), 극좌파 수마르당(6석) 등과 손을 잡아야만 한다. 하지만 ERC는 ‘PSC 주도 연정’에는 불참한다는 입장이다. 재선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 결과는 페드로 산체스 중앙정부 총리의 ‘정치적 승리’로 분석된다. 산체스 총리의 승부수인 ‘카탈루냐 분리독립주의자 사면’ 정책이 지역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AP통신은 “내달 유럽의회 선거를 앞둔 산체스와 PSOE에는 좋은 징조”라고 전했다.
2012년부터 카탈루냐 집권 세력이었던 분리독립 정당들은 중대 기로에 놓였다. 선거의 핵심 이슈는 독립이 아니라, ‘가뭄’과 ‘주택 위기’였다. 폼페우파브라 대학교의 토니 로돈 교수는 “독립은 더 이상 유권자들의 최우선 과제가 아니다”라며 “(선거 결과는) 독립 지지 정당에 대한 환멸을 반영했을 수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2017년 분리독립 선언 후 해외 도피에 나섰다가 최근 사면 분위기에 따라 조만간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카를레스 푸지데몬(JxCat 소속)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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