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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그림자' 덮인 유럽 최대 팝 축제… 유로비전, 혼란 끝에 스위스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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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그림자' 덮인 유럽 최대 팝 축제… 유로비전, 혼란 끝에 스위스 우승

입력
2024.05.12 10:42
수정
2024.05.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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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 등 배출한 유럽 최대 팝음악 축제
'자격 논란' 이스라엘 가수 골란은 6위
'하마스 연상' 가사 수정 등 논란 낳아

11일 스웨덴 말뫼에서 열린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결승전에서 우승한 스위스 출신 가수 니모. 말뫼=AFP 연합뉴스

11일 스웨덴 말뫼에서 열린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결승전에서 우승한 스위스 출신 가수 니모. 말뫼=AFP 연합뉴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유럽 최대 팝 음악 경연 대회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Eurovision Song Contest·이하 유로비전)'이 성소수자인 스위스 가수 니모(NEMO)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전쟁 중 참가로 논란을 불렀던 이스라엘 가수 에덴 골란은 결승전에서 5위에 올랐다.

1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날 스웨덴 말뫼에서 열린 유로비전 결승전에서 니모가 출품곡 '더 코드(The Code)'를 들고 우승을 차지했다. BBC는 "유로비전에서 '논바이너리(non-binary·이분법적 성별 구분에서 벗어난 성 정체성)' 가수로선 첫 우승"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승 소감으로 "이 모든 경험에 정말 감사하다"며 "이 대회가 모든 사람의 평화와 존엄성을 계속해서 옹호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가수 아바(ABBA) 등을 배출한 유로비전은 유럽방송연합(EBU)이 주관하는 연례 음악 경연 대회로, 1956년부터 시작됐다. 매년 결승전만 약 2억 명 인구가 시청한다. 올해 참가한 37개국은 자국 대표로 1팀의 가수를 출전시키고, 대회 기간 중 전 세계에서 이뤄지는 투표를 통해 우승자를 뽑는다.

올해 유로비전은 시작 전부터 여러 참가국들 사이에서 가자지구 전쟁을 이유로 이스라엘의 참가를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를 대거 양산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비정치적 음악 축제를 지향하는 유로비전에 출전해 '이미지 세탁'을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이유로 지난 2022년 참가 자격이 정지된 바 있다.

하지만 주최 측인 EBU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신 정치적 논란 소지를 줄이기 위해 이스라엘 참가곡을 수정토록 하는 데 그쳤다. 골란이 출품한 곡의 원제는 '옥토버 레인(October rain·10월의 비)'이었는데,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상기시켜 정치 중립성을 위배한다는 비판에 따라 '허리케인(Hurricane·폭풍)'으로 제목을 바꿨다. 골란은 이 곡을 들고 100% 시청자 투표로 진행된 준결승을 통과해 이날 6번째 순서로 결승 무대에 섰다.

이날 오후 9시부터 시작되는 결승전 전후로 말뫼 시내에선 이스라엘 참가 반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공연장 근처에는 시위대 접근을 막기 위해 경찰 병력이 배치됐다. 골란의 준결승 무대가 열린 지난 9일에도 말뫼 시내에서 약 1만 명이 이스라엘 반대·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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