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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난소암·자궁내막암 등 '3대 부인암' 여전히 늦게 발견

입력
2024.05.12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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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자궁경부암 줄고, 난소암·자궁내막암은 증가 추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부인암은 자궁·난관·난소에 생기는 암을 말한다. 자궁경부암·난소암·자궁내막암 등 3가지가 대부분이다. 부인암의 경우 지난 2021년 환자는 1만 명가량인데,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에서 빈도 별로는 5위에 해당해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자궁경부암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반면, 자궁내막암과 난소암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자궁내막암은 발생 빈도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젊은 여성에서 부인암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는 게 특징이다.

부인암도 다른 암처럼 병기가 예후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암 병기는 1~4기로 구분되는데, 조기 발견돼 병기가 낮을수록 완치 확률은 높고, 반대로 늦게 발견돼 병기가 진행됐다면 완치 확률이 낮아진다.

그럼에도 많은 환자가 진단 시 병기가 상당히 진행됐을 때가 많다. 병기가 상당히 진행되면 수술, 방사선 치료 및 항암화학요법이 부인암 치료 근간을 이루는데 모두 쉽지 않으며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5월 셋째 주(5월 12일~18일)는 자궁경부암 예방 주간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여성 건강 증진을 위해 정했다.

◇난소암, 배란 횟수 적을수록 발병률 줄어

부인암에는 대표적으로 3가지 암종이 있다. 난소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으로 악성 종양이 발생하는 위치(난소, 자궁경부, 자궁내막)에 따라 구분된다. 부인암을 주의해야 할 이유도 3가지다.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재발 위험이 높으며 △완치 후에도 철저한 관리와 추적 관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민형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암의 발병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빠른 초경·늦은 폐경·저출산 등이 주요 발병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며 “즉, 배란 횟수가 적을수록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낮아진다. 이는 임신 경험이 적거나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으면 난소암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음을 뜻한다”고 했다.

난소암은 특히 다른 부인암보다 유전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유전성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주원인의 하나로 손꼽히는 이유다. BRCA 1·2 유전자는 상피성 난소암 환자의 15%에게서 발견되며,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50%로 알려져 있다. 즉, 가족력이 있거나 난소암과 관련된 과거력이 있다면 ‘난소암 고위험군’이다.

정민형 교수는 “난소암은 효과적인 선별 검사가 없고 별다른 초기 증상이 없어 환자의 70~80%가 3·4기에 진단되는 실정”이라며 “고위험군이라면 유전자 검사를 적극 권장하며, 유전자 양성 시 35세 이후에는 난소암 위험도가 높기에 예방적 차원에서 양측 난소 절제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한 명의 자녀를 낳으면 난소암 발생률은 30~40%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소암 발생률과 출산력은 반비례하므로 자녀 계획 유무에 따라 6개월에 한 번씩 경질 초음파검사를 하거나 배란을 억제하고 난자 배출 횟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경구 피임약을 정기적으로 먹는 게 좋다.

◇자궁내막암, 호르몬 불균형으로 비정상적 증식

자궁내막암은 난소암처럼 발병률이 증가하는 부인암이다. 발생 메커니즘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노출과 밀접하게 관련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비정상적 출혈이다.

권병수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여성호르몬에는 자궁 내막의 세포 증식을 촉진하는 에스트로겐과 내막 증식을 억제하고 세포 분화를 유도하는 프로게스테론이 있다”며 “여성호르몬 분비 균형이 깨져 에스트로겐 노출이 증가하거나 프로게스테론 노출이 감소하면 비정상적인 증식으로 이어져 자궁내막암 발병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여성호르몬 분비 균형을 깨뜨리는 요인으로는 비만·스트레스·흡연 등이다. 여성호르몬은 피하지방에서도 일정량이 만들어지는데, 살이 쪄 피하지방이 많아지면 여성호르몬이 과다 생성되고 이는 난소에서 분비되는 여성호르몬 적정량을 감소시켜 불균형을 일으킨다. 이 밖에 스트레스·흡연은 교감신경 활성화를 지속시켜 분비 주기를 교란할 수 있다.

권병수 교수는 “자궁내막암 진단에는 자궁 흡입 세포 생검이 활용되며, 자궁내막암으로 확진되면 폐경 여성은 전자궁 절제술 및 양측 난소 난관 절제술을 기본적으로 시행하는데 경우에 따라 림프절 절제술을 진행할 수 있다”며 “에스트로겐 호르몬 치료나 항에스트로겐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거나 비전형적인 자궁내막 증식증을 진단받은 여성이라면 추적 관찰을 해야 한다”고 했다.

자궁내막암 예방은 무엇보다 에스트로겐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경구 피임약을 1년 이상 복용하면 에스트로겐 노출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또한 몸 속 지방세포는 에스트로겐 노출을 높일 수 있기에 유산소운동과 식이 조절 등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자궁경부암, 성생활 변화로 발병 연령 낮아져

자궁경부암은 자궁 입구인 자궁 경부(頸部)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부인암 중 유일하게 선별 검사로 조기 진단할 수 있고, 예방백신도 있다. 대표적인 원인은 성 접촉에 의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환자의 80~90%에게서 발견되고 있다. 이 밖에 흡연, 면역 기능 저하, 비위생적 환경, 영양소 결핍 등이 위험 요인이다.

정민형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2년에 한 번씩 선별검사법인 세포 검사를 시행하면서 1999년 이후 환자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첫 성경험이 빨라지고 성관계 경험이 늘어나는 등 성생활 패턴 변화로 발병 연령은 낮아지고 있다”며 “특히 다른 암종과 달리 인종·소득 계층에 따라 발병률이 다르다. 특히 남미·아프리카·아시아 지역에서 발생 빈도가 높고 사회경제적으로 고소득 계층보다 저소득 계층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했다.

자궁경부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자궁내막암과 비슷한 ‘자궁 출혈’이다. 암이 진행되면 출혈 및 질 분비물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며, 체중 감소와 다리 부종 등으로 이어진다.

자궁경부암 발병 주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의 조기 접종이 필수다. 다만 예방백신 접종이 자궁경부암을 100% 예방할 수는 없으므로 선별 검사는 필수적이며 주기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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