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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도 2.5도 상승...기후재앙 마지노선 돌파" 기후 석학들의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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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도 2.5도 상승...기후재앙 마지노선 돌파" 기후 석학들의 좌절

입력
2024.05.09 20:00
수정
2024.05.10 09:56
0 0

IPCC 저자 80% "최소 2.5도" 50%는 "3도"
생물종 30~50% 멸종 수준… 기아·전쟁 빈발
"극단 기후 연쇄 발생해 각국 정부 압도될 것"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웨스트켈로나의 한 삼림이 지난해 8월 국가 전역을 휩쓴 산불에 불타고 있다. 웨스트켈로나=로이터 연합뉴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웨스트켈로나의 한 삼림이 지난해 8월 국가 전역을 휩쓴 산불에 불타고 있다. 웨스트켈로나=로이터 연합뉴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기온이 최소 2.5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후 재앙의 '마지노선'인 1.5도 상승 예상 폭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기후 재난으로 인한 기아, 전쟁, 이주가 일상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5도 상승도 위험한데…

영국 가디언은 유엔 '기후변화에관한국가간협의체(IPCC)' 보고서 작성에 참여하는 전 세계 전문가 8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전문가 중 380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IPCC는 유엔이 기후변화 관련 전 세계 과학계의 의견을 종합해 국가 정책에 제언하기 위해 만든 기구로, '현대 기후 과학의 총집합체'로 여겨진다.

응답자 중 약 80%는 지구 기온 상승폭이 최소 2.5도를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IPCC가 2018년 제48차 총회에서 합의한 '1.5도' 제한선보다 1도나 높다. 국제사회는 2016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지구 기온(상승)을 2도 이내로 유지한다"고 결정했으나, 2년 후 IPCC는 1.5도 제한을 촉구하는 특별 보고서를 발표했다. "2도 상승만으로도 극단적인 기후 재앙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브라질 남부 히우그랑지두수주 일대가 8일 최근 퍼부은 폭우 탓에 물에 잠겨 있다. AP 연합뉴스

브라질 남부 히우그랑지두수주 일대가 8일 최근 퍼부은 폭우 탓에 물에 잠겨 있다. AP 연합뉴스

그런데 이제는 지구 기온이 2도는커녕, 2.5도 이상 오를 것이라는 데 IPCC 과학자 대다수가 동의하고 있다는 것이 가디언의 조사 결과다. 유럽연합(EU) 기후관측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평균 기온은 이미 산업화 이전 대비 1.58도나 높았다.

게다가 응답자 절반가량은 기온 상승폭이 3도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경우 세계 인구 약 10%가 사는 도시가 물에 잠기고, 생물종이 50% 가까이 멸종한다. 지구 기후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되면서 지구가 옛 모습을 되찾을 가능성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IPCC 저자인 그레타 페클 호주 테즈매니아대 교수는 가디언에 "우리는 심각한 사회적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며 "각국 정부는 극단적인 기후 사건 이후 또 다른 극단적 기후 사건에 압도될 것이며 식량 생산도 중단될 것이다. 미래에 대해 이보다 더 큰 절망을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더 많은 부 축적 위해 녹색 전환 실패"

콜롬비아 주민들이 지난달 16일 수도 보고타를 강타한 극단적 이상 가뭄 탓에 물을 배급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보고타 당국은 지난달 11일부터 제한급수를 시행하고 있다. 보고타=AP 연합뉴스

콜롬비아 주민들이 지난달 16일 수도 보고타를 강타한 극단적 이상 가뭄 탓에 물을 배급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보고타 당국은 지난달 11일부터 제한급수를 시행하고 있다. 보고타=AP 연합뉴스

응답자의 약 75%는 기후대응 실패 원인으로 "정치적 의지 부족"을 꼽았다. 인류가 이미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도, 더 많은 부를 축적하기 위해 녹색 전환에 실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IPCC 저자인 경제학자 디팍 다스굽타 인도 뉴델리 에너지·자원연구소 특별연구원은 "세상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유하지만 가만히 서서 사람들의 곤경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 모두는 패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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