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어버이날 순직경찰 자녀 초청
작년부터 월급에서 100원씩 모아 지원
"삼촌·이모가 어른 될 때까지 지킬 것"
어버이날인 8일, 공무 중 순직한 경찰관 부모를 대신해 전국의 동료들이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하고 나섰다. 지난해부터 매달 월급에서 100원씩 모아 순직자들의 어린 자녀에게 전달하는, 기부 캠페인에 참여한 경찰 삼촌, 이모들이 벌써 9만 명을 넘겼다.
경찰청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에 순직경찰 유족 42명을 초청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다 세상을 떠난 경찰 자녀들에게 '100원의 기적' 모금 수여장과 선물을 전달하는 자리였다.
행사에는 엄마 손을 잡고 온 4세 아이부터 교복을 입은 고교생까지 순직자 자녀 22명이 참석했다. 2020년 한강에 투신한 실종자 수색 작업 중 사망한 고(故) 유재국 경위의 자녀와 지난해 경기 부천 원미산에서 화재 현장을 조사하다 추락 사고로 숨진 고 박찬준 경위의 유족도 함께했다.
순직 경찰관을 추모하는 영상이 화면에 뜨자 눈물을 훔치는 참석자도 적지 않았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인사하며 지원금과 선물을 건넸다. 윤 청장은 "경찰 삼촌, 이모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 끝까지 지키겠다"고 힘줘 말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3월부터 경찰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100원의 기적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매월 급여에서 100원 또는 1,000원을 자동이체해 순직 경찰관 자녀에게 기부하는 제도다. 전체 경찰관 14만3,072명 중 60%가 넘는 9만1,277명이 참여할 정도로 분위기가 뜨겁다.
지난달 말까지 모인 금액은 5억8,000만 원이 넘는다. 모금액은 매달 정기지원 방식으로 순직자 자녀에게 전달되고 있다. 위험직무에서 일하다 순직한 경우 첫째 자녀 100만 원, 둘째 자녀 150만 원 등 최대 200만 원씩 지원된다. 건강상 치료가 필요한 자녀에게는 최대 300만 원씩 지급된다.
올해부터는 경찰 재직 중 질병 혹은 사고 등으로 순직한 일반순직자 가정도 지원한다. 일반순직은 첫째 자녀에게 50만 원, 둘째 자녀에게는 60만 원씩 주며, 이후 자녀부터는 70만 원이 상한이다. 현재 68가구 100명이 혜택을 보고 있다.
윤 청장은 "저 또한 부모님의 자식이자 자녀를 둔 가장"이라며 "행사에 함께하지 못한 부모의 빈자리가 크겠지만 자녀들이 밝게 자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그분들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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