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소개해 온 방송 프로그램들
맛집 예능 향한 불신·제작진 사칭…다양한 피해
식당에서 감탄사를 연발하며 먹방을 하는 연예인을 보고 음식점을 방문한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듯하다. 그러나 막상 음식을 먹은 후 기대 이하의 맛에 놀라는 경우도 생기곤 한다. 시청자들은 이제 TV 속 먹방을 완벽하게 믿진 못하게 됐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맛집을 소개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맛집 예능에 식당이 출연하기 위해서는 대가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한 네티즌은 맛집을 소개하는 어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해서는 무려 4천만 원을 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네티즌은 몇 년 전 다른 프로그램으로부터 3천만 원을 요구받았다고 알렸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비용을 투자해 맛집 예능에 출연하는 것과 관련해 입장이 크게 갈렸다. 몇몇 식당 주인들은 큰 돈을 내고 맛집 예능에 출연하는 것과 관련해 거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광고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물론 프로그램 측도 방송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이익에 신경 써야 한다. 그러나 맛집 예능이 돈을 받고 식당을 소개하는 것은 본연의 목적을 잊은 행동이다. 토크쇼가 방송 중간중간 협찬 제품을 등장시키는 것과는 다르다. 경제적 이익을 대가로 하는 식당 홍보가 이어진다면 그 맛집 예능은 기능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대중이 기대하는 방송의 역할과 매우 다르다.
일부 시청자들은 맛집 예능을 완벽하게 믿진 않게 됐다. 어떤 네티즌들은 출연자의 표정을 보며 홍보를 위해 하는 억지 칭찬 멘트인지, 진짜 리액션인지 구별한다는 꿀팁을 공유했다. 맛집 예능 자체에 대한 불신이 이어지면서 TV에 나온 진짜 맛집조차 홍보로 출연한 식당으로 오해받게 됐다.
또 다른 피해도 있다. tvN '줄 서는 식당2' 측은 지난 3월 공식 SNS를 통해 "제작진을 사칭한 프로그램 섭외로 금전 또는 개인정보를 요구한 사례가 접수됐다"면서 "'줄 서는 식당2'는 식당 섭외에 있어 일체의 금전적 요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예능이 대가를 받고 식당을 소개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으면서 사칭 사기꾼이 등장했고 자영업자들은 새로운 위험에 노출됐다.
여러모로 시청자에게는 정직한 맛집 예능이 필요하다. 맛집을 소개해주는 프로그램들이 본연의 목적에 더욱 집중해 주길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