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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장애 시어머니 30년간 모신 박영주씨 서울시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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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장애 시어머니 30년간 모신 박영주씨 서울시 표창

입력
2024.05.08 16:37
수정
2024.05.08 17:3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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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제52회 어버이날 기념식' 개최
효행자, 장한 어버이 등 36명에 표창

8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52회 어버이날 기념식'에서 박영주(왼쪽) 씨가 김상한 서울시 행정1부시장으로부터 효행자 표창을 전달받고 있다. 서울시 제공

8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52회 어버이날 기념식'에서 박영주(왼쪽) 씨가 김상한 서울시 행정1부시장으로부터 효행자 표창을 전달받고 있다. 서울시 제공

1990년 9월, 박영주(당시 22세)씨는 결혼 후 시댁에 들어오며 아홉 식구 대가족의 일원이 된다. 5년 후 가족 중 유독 따듯했던 시어머니가 후천적 눈 질환으로 한쪽 눈을 실명하며 시각 장애를 갖게 됐다. 박씨는 그 뒤로 30년 가까이 시어머니의 손발이 되어 정성스럽게 보살폈고, 대가족인 시댁도 살뜰하게 챙겼다.

박씨는 8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엄마 모신다고 생각하자며 시작했는데 이제는 친정 엄마보다 시어머니가 더 편하다"며 "서로에게 가장 친한 친구 같은 존재"라며 웃으며 말했다. 주변 어르신을 공경하고 돕는 것으로도 잘 알려진 박씨는 "거동이 불편하신 분이나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니시는 분을 보면 엄마 생각도 나고, 시어머니 생각도 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도와 드리려고 나서게 되더라"고 했다.

4개월 전 친정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 중이라 매일같이 시댁과 병원을 왔다 갔다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박씨는 "가족과 주변 어르신을 사랑하고 챙기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시어머니를 30년간 정성스럽게 부양한 며느리, 동네 홀로 사는 어르신을 수시로 찾아 안부를 묻고 병원까지 동행하는 이웃, 어려운 가정 형편에 다섯 자녀를 키우며 20년간 도시락 배달, 쌀 나눔 봉사를 하는 어머니 등이 서울시 표창을 받았다. 시는 8일 어버이날을 맞이해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제52회 어버이날 기념식'을 열어 평소 효행 정신을 실천해 온 효행자(19명)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자녀를 키운 장한 어버이(12명), 어르신 복지 향상에 힘쓴 기관(5개) 등 36명에 표창을 수여했다.

효행자 표창은 우울증이 있는 노모를 50년이 넘게 지극 정성으로 돌본 시민, 70세의 고령에도 101세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딴 시민 등 생활 속에서 효를 실천하는 19명에게 수여됐다. 경찰 공무원 생활을 하다 퇴직 후에 폐지 줍는 어르신들을 돕는 시민 등 자녀를 키우며 지역 사회에도 헌신적으로 봉사한 12명에게는 장한 어버이 표창을 수여했다. 저소득 어르신을 대상으로 뇌혈관 질환 및 치매 예방을 위한 건강 검진 지원 서비스와 의료 조치를 제공하는 은평 연세병원과 신당동의 천원 어르신 전용목욕탕 등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복지 서비스를 마련한 중구 등 5개 기관도 표창을 받았다.

권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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