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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밥이 낫겠다" '반찬 한 개' 중학교 부실 급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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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밥이 낫겠다" '반찬 한 개' 중학교 부실 급식 논란

입력
2024.05.06 16:57
수정
2024.05.06 17:14
0 0

김치 제외하면 순대볶음이 전부
조리원 부족으로 반찬 4→3가지 줄여
5월 반찬 가짓수 다시 늘리기로

서울 서초구 한 중학교에서 지난달 26일 나온 급식. 이날 실제 급식에선 김치도 배식됐으나 해당 학생은 김치를 받지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 서초구 한 중학교에서 지난달 26일 나온 급식. 이날 실제 급식에선 김치도 배식됐으나 해당 학생은 김치를 받지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 서초구의 한 중학교가 장기간 학생들에게 부실한 급식을 제공한 것이 뒤늦게 공론화해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 학교에선 학생들이 반찬 1, 2개로 밥을 먹어 왔다고 한다.

서초구 A중학교의 부실 급식 문제는 지난달 26일 서초구 한 맘카페에 '○○중 아이들은 걸식 아동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도마에 올랐다. 이 글에 첨부된 급식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작성자인 학부모 B씨는 "오늘 ○○중 급식이다. 깍두기와 순대볶음 반찬 2찬뿐이다. 언제까지 (사태가 해결되길) 기다리고만 있어야 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진을 보면 식판엔 밥과 국, 순대볶음 한 종류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맞은편에 앉은 학생의 식판에도 같은 반찬에 음료 하나만 더 있었다.

실제로 A학교가 공개한 식단 사진을 보면 이날 밥과 두부김치찌개, 순대야채볶음, 포기김치, 유산균 음료가 제공됐다. 김치를 안 먹는 학생들이 많아 반찬으로 순대야채볶음 하나만 먹은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또 다른 학생은 순대를 먹지 못해 김치찌개에 김치만 해서 점심을 때웠다.

이 사진을 본 학부모들은 "(아이가) 매일 배고프다고 하는 이유가 다 있다", "아이에게 물어보니 애들이 몰래 뭐 사 와서 먹으려고 한다더라", "우리 아이도 먹다 버렸다는데, 남편이 군대도 저렇게 안 나온다고 경악한다", "교도소 밥도 저거보다 잘 나온다" 등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서초구 한 중학교가 지난달 26일 공개한 급식 사진. 이날 메뉴는 밥과 찌개, 김치, 순대야채볶음과 음료가 전부였다. A중학교 홈페이지

서울 서초구 한 중학교가 지난달 26일 공개한 급식 사진. 이날 메뉴는 밥과 찌개, 김치, 순대야채볶음과 음료가 전부였다. A중학교 홈페이지

4월 식단을 보면 지난달 2일에도 흑미밥·해물짬뽕국·너비아니 구이·포기김치·홍시가 나와 반찬은 김치를 포함해 2찬에 불과했다. 30일은 찹쌀밥·설렁탕·쫀득찹쌀탕수육·포기김치·사과주스가 나오는 등 과일이나 디저트를 제외하고 2찬이 제공된 적이 많았다.

이 학교의 부실 급식 논란은 조리원 부족 문제에서 시작했다. 수년 전부터 조리원이 부족해 식단이 변경되거나 급식이 일시 중단되는 등 고질적인 급식 문제를 겪어왔다. 자녀들을 A학교에 보냈던 학부모들은 "큰아이가 학교 다녔을 때도 반찬이 다 떨어져서 못 먹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우유에 반찬 1~2가지만 나와서 화났던 기억이 난다" 등 의견을 보탰다.

이 학교 조리종사원은 배치 기준에 따르면 조리사 1명과 조리원 8명 등 총 9명이어야 한다. 그러나 구인난으로 지난 3월 기준 조리사 없이 조리원 2명이 1,000명 급식을 책임졌다. 서울지역 중에서도 강남, 서초구는 이 지역에 사는 조리원이 많지 않아 정원을 채우지 못한 학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학교는 3월부터 급식 중단 여부를 조사했으나 학부모들이 급식을 희망하자 반찬을 4찬에서 3찬으로 줄였다. 그나마도 1찬은 과일이나 디저트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 먹을 수 있는건 2찬뿐인 날이 많았다. 논란이 커지자 학교 측은 5월부터 반찬 가짓수를 다시 4찬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번 달 첫 등교일인 7일엔 치즈돈가스와 계란장조림 등이 나올 예정이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지난 1일 민원 답변에서 "학교에 급식 질 개선 내용을 문의한 결과 5월부터 반찬이 3찬에서 4찬으로 조정됐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서 조리원 차기 발령 시 A중학교 배치를 최우선하겠다고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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