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주장 감안해 새 유권해석
"동물 보조 요법이므로 성견만 가능"
한 여성이 요가 중 강아지를 안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세계에서 '도가'(doga, dog+yoga)로도 알려진 강아지 동반 요가의 인기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는 강아지와 함께하는 요가 수업을 금지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이탈리아 보건부는 지난 29일 요가 수업에는 다 자란 성견만 동반할 수 있고, 어린 강아지를 동반하는 '강아지 요가(puppy yoga)'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보건부는 이런 조치가 "동물의 건강과 복지뿐 아니라 (요가 수업) 수강자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아지 요가'는 어린 강아지를 풀어놓고 진행하는 요가 수업이다. 영국 가디언은 "스튜디오를 돌아다니는 강아지들은 (수강생들의) 포옹을 위해 거기 있다"고 설명했다. 수강생들이 요가 수업 중간중간 귀여운 강아지와 놀거나 껴안을 수 있다는 것이 인기 요인이라는 것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강아지 요가 애호가들은 동물의 존재가 요가의 평안함을 더해 준다고 말한다.
강아지 요가는 유럽과 미국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와 비슷한 '고양이 요가'와 '토끼 요가', '염소 요가'도 생겨났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한 요가 수업 수강생이 강아지와 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동물보호단체는 강아지 요가에 동물학대 소지가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CNN과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동물보호단체 개보호전국연맹(LNDC)는 보건부에 "어린 강아지들이 마치 운동기구처럼 취급되고 있다"는 항의 서한을 보냈다.
LNDC는 강아지와 함께 수업하는 요가센터들이 강아지들을 장시간 동원하고, 수업 중 용변을 보지 않도록 물과 먹이를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또 요가 수업에 활용되는 강아지들이 상자나 비닐봉투에 담겨 운반되는 등 학대를 당한다고도 지적했다. 피에라 로사티 LNDC 회장은 강아지 요가에 대해 "연약한 동물의 웰빙과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상업적 목적의 착취"라고 비판했다.
이탈리아 보건부도 이런 비판을 감안해 요가 수업에 성견만 참여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보건부는 강아지 요가가 행복을 향상시키기 위한 일종의 "동물 보조 요법"으로 간주돼야 한다며 "법에 따라 성체인 동물만 동원될 수 있다"고 밝혔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강아지 요가에 제동을 건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이탈리아 동물보호위원회의 개 전문가 주시 단젤로는 강아지 요가를 "(강아지에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경험"이라고 비판했다. 또 사람들이 강아지와 너무 가까이 지내면, 깊이 숙고하지 않고 충동적으로 입양을 결정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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