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연휴 이틀간 6억 명 이동
주말 휴일 잘라서 연휴에 붙인 덕
일각에선 "조삼모사식 소비 진작"
노동절 연휴(1~5일)를 맞은 중국의 관광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진작을 노린 중국 정부가 주말 휴일까지 조정해 가며 연휴 기간을 늘린 효과를 일단 거두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인위적 소비 조장'이라는 비판도 뒤따랐다.
3일 중국중앙(CC)TV와 펑파이 등에 따르면 중국 교통운수부는 연휴 이틀째인 2일 중국 전체에서 지역 간 이동 인구가 2억8,500만 명(연인원 기준)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노동절 연휴 둘째 날보다 33.6% 늘어난 규모다. 여기에 연휴 첫날 이동 인구 예측치 3억1,500만 명을 더하면 이틀간 약 6억 명의 인구 대이동이 이뤄졌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1일 하루 동안 철도 이용객 수는 지난해 노동절 첫날 대비 5.2% 증가한 약 2,000만 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고속도로를 이용해 이동한 인구도 2억9,0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노동절 관광 수요가 지난해는 물론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는 것이다.
유명 관광지는 전국에서 모여든 관람객으로 크게 붐비고 있다. 베이징의 고궁박물관, 장쑤성 난징박물관, 상하이박물관, 후베이미술관 등의 입장권은 연휴 마지막 날인 5일 치까지 매진됐다. 상하이 디즈니랜드와 산시성 진시황릉 입장권도 4일 치까지 모두 팔렸다. 펑파이는 "쓰촨성 불교 성지인 러산대불의 '부처님 발'을 보기 위해 수천 명의 관광객이 4시간 동안 줄을 서야 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이번 연휴가 경제 회복세를 이어가는 데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CTV는 이날 전국 유명 관광지가 관광객으로 붐비는 모습을 시간대별로 내보냈다. 또한 "주요 관광지들이 현금, 카드, 온라인 결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입장권을 판매하고 있다"며 시청자들의 소비 심리를 자극했다.
노동절은 춘제, 국경절과 함께 중국의 3대 명절로 꼽힌다. 원래는 3일짜리 연휴지만 올해는 5일로 늘어났다. 일요일이었던 지난달 28일과 토요일인 이번 달 11일을 '출근일'로 지정하고, 이에 따라 발생한 이틀간의 대체 휴일을 본래 노동절 연휴에 붙여 닷새짜리 연휴를 만들어 냈다. 지난 1분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5.3%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경제 회복세를 '연휴 내수 소비'로 계속해서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조삼모사 연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대만 중앙통신은 "적잖은 중국인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등을 통해 '긴 연휴도 좋지만, 연휴 뒤 주 6일 근무를 하면 더 피곤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일부 누리꾼은 "억지로 짜낸 소비가 과연 중국의 진짜 경제 현실을 반영하고 있느냐"고도 반문했다. 연휴 기간 잠시 소비가 늘어날 수 있지만 중국 소비자들이 연휴 이후엔 다시 씀씀이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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