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출마 박찬대... 원내대표 직행
찬반 투표 직전 이재명 '당론 따르라'
지난해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 의식한 듯
원내수석도 '친명 강경파'로 전면 배치
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첫 원내대표에 친이재명(친명)계 핵심인 박찬대 의원(3선·인천 연수갑)이 3일 선출됐다. 박 원내대표 선출 직전 이재명 대표는 당선자들을 향해 '당론'에 반대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강조했다. 출마선언 때부터 강한 드라이브를 예고한 박 원내대표에 이 대표까지 말을 더하면서, 22대 국회는 시작부터 175석 거대 야당의 독주가 예상된다.
박찬대 "실천하는 개혁 국회 위해 뛰겠다"
민주당은 이날 22대 총선 당선자 총회를 열고 박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과반수의 찬성을 얻었지만 구체적 득표율은 관례상 공개되지 않았다. 단독 후보였기 때문에 사실상 추대나 다름없었다. 선출 직후 박 원내대표는 "22대 국회가 실천하는 개혁 국회가 되기 위해서 신발 끈을 꽉 매고 있는 힘껏 뛰겠다"며 큰절을 했다.
총선 압승으로 실질적으로 당을 장악한 이 대표의 낙점을 받은 박 원내대표는 이에 부응할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들의 통 큰 양보를 통해 제가 단독 출마하고 압도적 지지를 받은 이유는 이재명 대표를 기치로 똘똘 뭉쳐 어려운 민생 정국을 헤쳐나가고 검사독재정권에 브레이크를 걸라는 말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대표 연임이 유력한 이 대표도 이날 찬반 투표에 앞서 박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특히 이 대표는 "독립된 헌법기관이라 할지라도 민주당이라는 정치 결사체의 한 부분"이라며 "당론으로 어렵게 정한 법안도 개인적인 이유로 반대해서 멈춰버리는 사례를 몇 차례 봤는데 정말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사 결정 과정에서 반대하지도 않아 놓고 정해진 당론 입법을 사실상 무산시키는 그런 일들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박 원내대표와 한목소리를 내라는 뜻인 동시에 지난해 이 대표 체포동의안 국회 처리 과정에서 당론에 반발했던 비이재명(비명)계의 전례를 반복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로도 해석됐다.
"尹 거부권 법안 동시 재추진"...강경 드라이브 예고
'개혁 국회'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박 원내대표는 22대 국회 초반부터 강한 입법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원내대표 출마 과정에서 예고한 대로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에 나서는 동시에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 등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9개 법안을 개원과 동시에 추진할 방침이다. 실제 이날 당선자 총회에서는 전날 국회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즉각 수용을 촉구하는 당선자 전원 명의의 결의문을 낭독하면서 의지를 다졌다. 박 원내대표는 총선 때부터 이 대표의 핵심 공약인 전 국민 1인당 25만 원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추진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 협상에도 나설 방침이다.
원 구성 협상에서도 강한 민주당에 걸맞은 '뉴 노멀'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박 원내대표는 이날 선출 직후 "책임 있는 국회 운영을 위해 운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민주당 몫으로 확보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관례상 해당 상임위는 보통 여당에서 위원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이를 내줄 수 없는 여당과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대해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2대 국회에도 일방적으로 독주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강공 드라이브를 뒷받침할 자리에도 선명성이 강한 의원들을 임명했다. 먼저 여야 협상의 1차 파트너인 원내운영수석부대표에 재선의 박성준 의원을, 정책 전략을 담당할 원내정책수석부대표에 역시 재선의 김용민 의원을 임명했다. 헌정사상 첫 현직 검사 탄핵소추를 주도한 김 의원은 검찰개혁을 전면에서 이끌 것으로 보인다.
교통정리가 이뤄진 원내대표 경선과 달리 치열한 경쟁 구도가 벌어지고 있는 국회의장 당내 경선은 16일 진행하기로 했다. 6선 고지에 오른 조정식 의원과 추미애 당선자, 5선을 예약한 우원식 정성호 의원이 물밑 경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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